한국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다음날인 지난 9일 강원  화천군 최전방 민통선에서 군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1월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국 군이 최전방 민통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최근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정부 관리들에서부터 한국에 망명한 고위 탈북민들이 정보 유입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8월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언론매체들과의 회견 때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정보 유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서 민중 봉기를 일으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것이 첫 번째입니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태 전 공사는 지난 25일 서울에서 열린 외신기자 회견에서도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The important thing to do for next step of information……”

북한에 정보의 휘발유를 확산시켜 북한 주민들이 불을 붙이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외부 정보 유입 확대에 대해서는 태 전 공사 뿐아니라 대부분의 탈북민들과 인권단체들, 여러 정부 관리들이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심지어 앨러스테어 모건 현 평양주재 영국대사는 지난달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 내 정보통제의 심각성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녹취: 앨러스테어 대사] “The regime seeks to restrict any access for the citizens of North Korea…”

북한은 주민들이 어떤 외부 정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터넷 접속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국 정부는 이런 이유 때문에 ‘BBC’ 국제방송의 한국어 대북방송을 처음으로 승인해 올해 안에 방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도 공개적으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특히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인권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그가 북한 주민들의 정보를 규제하고 검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11일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VOA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11일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VOA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최근 미 행정부 교체와 함께 국무부를 떠난 톰 말리노스키 전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VOA’ 에, 북한 당국이 지도자 신격화와 숭배를 위해 주민들의 권리인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말리노스키 당시 차관보] “She is responsible for a branch….”

말리노스키 전 차관보는 미 정부가 이런 정보통제 해제 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며 언젠가 북한이 직면할 정치적 변화는 정보통제 와해와 깊은 연관이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해 첫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바른 정보가 필요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북한사회는 수령 신격화에 기초해 유지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철저히 외부 정보를 차단한다”며, 김 씨 가족의 허구성 등 주민들이 진실을 알 때만이 진정으로 북한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김정은 정권이 이런 이유 때문에 외부 정보 유입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클래퍼 전 국장] “that's something they worry about a lot. And their reaction to the loud speakers…

비무장지대를 따라 확성기를 크게 틀거나 전단을 투하하면 북한 수뇌부는 미쳐버린다는 겁니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정보 유입 활동과 지원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월 북한인권 개선 사업을 민간에 공모하면서 대북 정보 유입에 160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국무부는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기금을 통해서도 대북 정보 유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기존 `KBS' 한민족 방송 외에 군 라디오 방송과 확성기를 통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 (자료사진)

​​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미국과 한국의 안보협의회(SCM)에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녹취: 한민구 장관] “우리 한국 군은 북한에 대한 심리전 활동을 통해서 세계의 상황과 대한민국의 실상, 그리고 북한의 실상을 북한 군인들, 북한 주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도구들도 다양화 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라디오와 대형 풍선을 통한 전단에서부터 이동식 저장장치인 컴퓨터 막대기(USB), 알판으로 불리는 DVD, 휴대전화, 판형 컴퓨터(태블릿)에 다양한 정보를 담습니다.

최근에는 무인기(드론)를 통해 북한 내 점조직 상인들에게 기기들을 직접 보내 정보를 확산시키는 활동도 늘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2년 전 무인기 활동을 처음 시작한 정광일 ‘노체인’ 대표입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드론으로 하다 보니까 효과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드론은 날씨 조건이나 바람이 좋으면 언제든지 보낼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드론으로 보내면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고, 정말 여러 방면으로 엄청 많은 양을 보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된 거죠.”

북한에 들어가는 정보량과 내용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그러나 방송 드라마나 영화 등 오락물이 여전히 인기가 높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북한이 아닌 그 외의 다른 국가들, 다른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일상생활이 어떤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예를 들어 드라마를 보낸다면, 북한에서는 삼겹살을 한 번 구워먹자고 해도 정말 6개월 벼르고 한 번 먹을 정도지만, 한국에서나 드라마를 보면 먹고 싶으면 가서 먹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들한테는 남한이 엄청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자기 삶이 왜 이런가 돌이켜보게끔 하는 게 목적이었죠”

이런 드라마나 영화를 본 뒤 자유와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향하는 탈북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컴퓨터 밀수를 하다 탈북한 뒤 컴퓨터 풍자만화인 웹툰을 통해 정보 유입 활동을 하고 있는 최성국 씨입니다.

[녹취: 최성국] “북한 주민들한테 몰랐던 세상도 알려줬고 본인이 자기한테 어떤 힘이 있는지도 몰랐던 그런 힘을 가르쳐준 정보가 된 겁니다. 재미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였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그런 훌륭한 교과서가 됐던 겁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통제와 단속이 더 강화되면서 정보 방화벽을 뚫을 새로운 기기들의 개발, 오락물 뿐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경제 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보 유입이 북한 정권의 붕괴와 직결돼 한반도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정부가 대대적인 정보 유입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그러나 ‘VOA’에 “정보와 표현의 자유는 유엔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라며 “북한 주민들을 계속 어둠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전 위원장]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모두 알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인터넷과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시대에 (북한) 주민들을 계속 어둠 속에 있도록 하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북한 정부가 외부세계와 연결하는 인터넷과 손전화기 (휴대폰)를 계속 차단한다면 풍선을 통한 전단과 다른 방안들이 차선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세계 수 십억 명의 인구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부당하게도 북한 주민들만 거기에서 단절돼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