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지난 2015년 11월 웨이크 섬에서 실시한 사드(THAAD)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발사관에서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015년 11월 웨이크 섬에서 실시한 사드(THAAD)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발사관에서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미국과 한국이 내일(20일)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등 확장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무엇인지 박형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거듭된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된 지난 10월. 미국과 한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워싱턴에서 연례안보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정례적 성격의 회담이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던 만큼 양국 외교, 국방 수뇌부가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신설을 발표했습니다. 윤병세 한국외교부 장관입니다.

[녹취:윤병세 한국 외교부장관] “이 신설 협의체에는 양국 외교.국방 당국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여 억제의 핵심 요소인 외교, 정보 군사, 정보를 포괄하는 모든 가용 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차관급이 대표로 참여하는 이 협의체는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문제와 관련해 거시적인 전략과 정책을 논의하게 됩니다.

그 동안 두 나라는 국방부 차관보급을 대표로 하는 억제전략위원회(DSC)를 통해 관련 문제를 논의해왔습니다.

신설되는 기구는 대표의 격을 높였고, 외교 당국도 참여하는 만큼 보다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판단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 한국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의 분석입니다.

[녹취:최강 부원장]

 “기존에는 국장급 정도였는데 격상을 시켜서 차관급으로 올린다는 것이니까, 이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한다, 한국이 원하는 수준의 협의, 차관이 서로 협의해서 지원해줄 수 있는 체제까지 갔다는 것은 좀 더 긴밀하게 됐다 협의가, 제도의 틀은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군사 전략 용어에서 ‘억제(deterrence)’는 상대로 하여금 어떤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것으로 초래할 비용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 그 행동을 단념케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억제력을 동맹국에까지 확대 적용한 개념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ce)’입니다.

즉 미국이 동맹국에 핵우산,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망 등을 동원해 본토처럼 동맹국을 방어한다는 겁니다.

확장억제의 핵심인 ‘핵우산’은 1978년 제 11차 미-한 연례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처음 등장한 뒤, 북한 핵 문제에 대응하는 미-한 동맹의 군사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국이 ‘확장억제’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건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직후인 2006년입니다.

제38차 미-한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당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확장억제의 지속’을 포함해 한국에 대한 굳건한 공약과 신속한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내용을 공동성명에 명시한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미국과 한국 당국은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미국 측은 기존의 ‘핵우산 제공’과 같은 뜻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 정부는 그 동안 사실상 ‘수사’에 불과했던 핵우산 제공 약속이 더욱 구체화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2009년 미국과 한국은 ‘확장억제’를 이행할 수단을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SCM 공동성명에 “미국은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방어 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한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표현을 추가한 겁니다.

이듬해 양국은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설치에 합의했습니다.

이어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핵 위협이 한층 고조된 2013년 미국과 한국은 이른바 ‘북핵 맞춤형 확장억제 전략’을 내놓습니다.

기존에 명시된 확장억제 방위 공약이 일반적 개념이었다면,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 지도부 특성과 핵, 대량살상무기 능력 등을 고려해 단계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이 핵 위협을 가해오는 단계부터 실제 사용했을 때까지 양국이 실행에 옮길 정치, 외교, 군사적 대응 조치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한 겁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이 반복적으로 ‘확장억제 공약’을 문서 등으로 재확인하고 구체화 시켜나가는 것은‘신뢰성’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문성묵 센터장]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응징할 수 있는, 그렇게 해서 분명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말로 또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억지력을 높이는 것이고.”

즉 필요할 경우 이 같은 방어 공약을 즉각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자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이 연례적으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때 미국이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실제로 올해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뒤 미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인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위력 시위를 펼쳤습니다. 5차 핵실험 이후에는 또 다른 전략무기인 B-1B가 출격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올 들어 고조되면서 한국 내에서는 이런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배정호 박사입니다.

[녹취:배정호 박사]“한반도에 그런 전략무기가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 당장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한시가 급한데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에는 그 불안감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는 거죠.”

지난 10월 제 48차 미한 안보협의회가 열리기 직전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양국이 미군의 전략자산을 상시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당국의 이 같은 언급과 달리 양국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신설하는 것으로 결론냈습니다.

한국이 상시 배치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미국이 난색을 표함에 따라 대신 고위급 협의체를 만드는 것으로 정리를 한 겁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행정부 교체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협의체를 조기에 출범시켰다”며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