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지난 2014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지난 2014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오늘(19일) 자신의 탈북 결심이 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북한체제에 대한 환멸감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또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고 탈북했다는 북한의 비난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탈북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공포정치 아래 노예 생활을 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느낀 북한체제에 대한 환멸감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1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가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기자설명회에서 전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오랜 해외생활을 하는 가운데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발전상을 체감한 것도 탈북을 결심한 요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에서 자금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이 무서워 달아났다는 북한의 비난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그렇게 모략할 줄 알고 탈북하기 전 대사관 내 자금 사용 현황을 청산하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는 북한 간부들의 인식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의 통치가 수 십 년 지속될 경우 자식과 손자까지 노예신세를 면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에 시달리는 간부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경제가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초생활은 자본주의식에 의지해 돌아가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지금 당국의 말보다는 스스로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국회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19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한국 국회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19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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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은 태 전 공사에 대한 조사를 오는 23일까지 마무리 짓고 태 전 공사가 한국에서 일반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서 자신의 사회생활과 관련해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일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적인 공개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현재 북한은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되면 체제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만약 그렇게 되면 북한 정권의 엘리트들과 간부들에게 한국사회로 와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잘 나가는 고위 관료들이 한국에 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자신이 한국에 도착했을 무렵 일부 언론에서 딸은 함께 오지 못했다고 보도했지만, 자신은 아들만 두 명 두고 있으며 가족을 이끌고 탈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