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 트럼프 당선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중국이 나에게 지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방영된 미 'Fox News Sunday'에서 사회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북 핵 문제를 연계한 것은 전반적인 미-중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압박의 신호라고 미 전문가들이 풀이했습니다. 타이완과 북한을 협상 지렛대로 연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분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1일 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의 ‘하나의 중국’정책과 북 핵 문제 등과의 연계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선인] “You have North Korea. You have nuclear weapons and china could solve…”

이달 초 타이완 총통과의 전화통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이 북 핵 문제 해결과 남중국해, 환율 조작 등에 대해 미국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중국이 북 핵 문제를 풀 수 있는데도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미국이 지난 1979년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인정한 정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37년 간 이어져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구심을 나타내자 이를 북 핵 문제 등 다른 사안과 연계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의 보수 성향 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선임연구원은 12일 ‘VOA’에,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협상용으로 삼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딘 쳉 선임연구원] “What Mr. Trump does seem to laid out is the idea that the U.S….”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과 남중국해 등 여러 사안들을 지적했다는 겁니다. 

쳉 선임연구원은 ‘하나의 중국’ 정책은 미-중 관계의 초석과 같기 때문에 이번 발언이 곧 정책 변화를 암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대중, 대북 정책이나 전략에 어떤 것도 확정된 게 없으며, 단지 모든 사안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세계에 주지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역시 1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바닥부터 재검토할 것”이라며 “대북정책 방향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미 행정부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기존 행정부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지난 9일 미 케이토연구소 토론회에서 차기 행정부가 타이완을 북한 협상용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주권 문제 등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I think that’s unlikely..”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 역시 민주주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이 민주주의 체제인 타이완을 협상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역시 타이완을 협상용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북 핵 문제와 연계될 가능성은 적다는 겁니다.

[녹취: 창 변호사] “I just don’t think this is going to work, but I do think…”

고든 창 변호사는 그러나 차기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정책이 미국에 유익하게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이나 중국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단계는 아니라며, 실질적인 정책이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민간단체인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매우 복잡한 외교 사안을 너무 간단하게 보고 있다”며 타이완을 협상용으로 보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think the problem he is fairly ignorant……

트럼프 당선인이 주로 신보수주의자들의 자문을 받고 있어 외교에 상당히 무지한 언행들을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하나의 중국’정책과 북한 연계 발언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며,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타이완과의 재수교를 주장했다가 취임 후 입장을 바꾼 전례를 트럼프 당선인이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북 핵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추진할 경우 북 핵 제재 등 기존의 미-중 협력 지렛대 마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거론되는 존 볼튼 전 유엔대사는 지난 1월 언론기고문에서 대중 압박을 위해 국무부가 타이완 외교관들을 공식 수용하고, 궁극적으로 외교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