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괌에서 발진한 미 공군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군사분계선 주변을 비행한 후, 1대는 21일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1B가 한국에 착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괌에서 발진한 미 공군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군사분계선 주변을 비행한 후, 1대는 21일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1B가 한국에 착륙하는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에서 열린 제48차 미-한 연례안보협의회, SCM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한국에 대한 분명한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북한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란 평가입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풀이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은 현지 시간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48차 미-한 안보협의회, SCM 기자회견에서 미-한 양국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해 앞으로 다양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한민구 장관 / 한국 국방부]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해서 많은 방안들이 논의됐는데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앞으로 검토가 될 것이다.”

한 장관의 언급은 미-한 두 나라가 앞으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와 관련해 대북 압박을 위한 현실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이 같은 양국의 입장은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폭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왼쪽)과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20일 펜타곤에서 제48차 미-한 연례안보협의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왼쪽)과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20일 펜타곤에서 제48차 미-한 연례안보협의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두 나라 국방부 차원에서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시 순환배치는 미국의 다양한 전략무기를 일정 기간 돌아가며 한국과 주변 해상, 상공 등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군사적 조치를 말합니다.

미국이 보유한 전략무기로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와 B-1B, B-2를 비롯해 스텔스 전투기인 F-22,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 등이 있습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갖춘 이 전략무기들은 단순한 이동만으로도 힘의 균형에 변화를 초래하는 만큼 이들의 상시 순환배치가 검토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 같은 대형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면 일시적으로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며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를 했고 북한은 그때마다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이번 SCM에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의 어떤 공격도 격퇴할 것이며 핵무기 사용의 경우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표현이 SCM 공동성명에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의 분석입니다.

[녹취: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응징할 수 있는, 그렇게 해서 분명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말로 또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억지력을 높이는 것이고.”

문성묵 센터장은 아울러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상시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미국의 방위공약,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 측의 신뢰감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배정호 박사 역시 미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당장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안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배정호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한반도에 그런 전략무기가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 당장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한시가 급한데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에는 그 불안감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한국 내 일부에서는 미-한 양국이 이번 SCM에서 결국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SCM 하루 전날인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이번에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원했지만 미국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민구 장관은 SCM을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군사적 옵션을 특정해 이야기하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차원에서 현명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은 미-한 양국이 검토하는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는 전략무기를 항상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