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북한의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리선권을 외무상에 임명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미 강경노선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외교관이 아닌 군 출신 외무상이 향후 미-북 협상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2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리선권 외무상 임명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리선권은 군 출신으로 과거 남북 군사회담에 참여했고, 그동안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외무상 교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미강경 외교노선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훨씬 더 공격적이고 대결적인 대미 접근법’을 추진하기 위해 리 외무상을 포함한 새로운 외교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인사가 북한이 지향하는 노선을 확인해준 사례라며, 미국이 앞으로 쉽지 않은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차관보] “I think the minister's appointment is just an affirmation that is indeed the direction that North Korea intends to go. So, we're in for some rough waters ahead.”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12월 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북-미 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대미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도 리선권 기용은 김 위원장이 외교에서 진전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밝힌 강경한 대미 노선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무상 교체는 북한이 노선 변경 과정에서 대미 협상의 전면에 나설 인물과 분위기도 바꾸겠다는 뜻을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fits the narrative that is really coming out of the party platform is that we're frustrated with the lack of progress in diplomacy and that we are now moving in a different direction. In that different direction, we’ll have different spokespeople and we'll have different atmospherics.”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리선권 외무상 임명을 포함한 변화는 전원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런 결정은 국제사회 보다는 북한 내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연구원] “But in my view, all of these changes seemed to be a reflection of the messages in the party plenum of self-reliance, retrenchments, … resistance by one's own efforts against sanctions and ... It's an internal orientation rather than an external orientation.”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리용호 전 외무상이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국제무대에 적합한 인물이었다면, 앞으로 북한 외교의 전면에 나설 당국자들은 외교 보다는 국내 문제에 더 경험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담당 국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리선권 외무상이 군부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따라서 리 외무상이 외교 경험은 적어도 북한의 안보정책과 핵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외무성 출신 관료들 보다 ‘더 많이 알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It signals the replacement of a foreign ministry specialist with a security specialist. And that could have some implications for the way that the North engages with its neighbors and with the U.S. in the coming months.”

리선권 임명은 외무상이 외교 전문가에서 안보 전문가로 교체된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이웃나라들과 미국과 대화하는 북한의 방식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도 외무상에 군부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미-북 협상에 ‘상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리선권 임명이 미-북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허바드 전 대사] “I think it's symbolically important that he has chosen a military officer rather than a diplomat to head the foreign ministry. … I think that suggests a tougher line in diplomacy.”

일부 전문가들은 리선권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대미 협상에서 배제된 김영철 당 부위원장 라인이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강경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선권 외무상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의 제한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리선권 임명에도 최선희 제1부상과 김계관 고문의 거취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최선희 제1부상이 앞서 김영철이 대미 협상을 주도했을 때도 ‘상당히 높은 지위를 유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외무성은 능동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며,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한 정책을 시행하는 기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차관보] “It's more of an implementing organization than it is a proactive policy-making organization. The direction comes from the top.”

자누지 대표도 이에 동의하며, 북한의 외무상 혹은 협상 대표들은 김 위원장이 결정한 정책을 시행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북한 측 상대가 누가 될지도 중요한 관심사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