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서울통신입니다. 한반도 온난화 현상으로 진드기와 모기가 옮기는 열대성 질환에 걸리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육군 부사관이 8명에게 새 생명을 건네주었습니다. VOA 서울지국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진드기와 모기에 의한 열대성 감염 환자가 늘고 있군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쓰쓰가무시병과 뎅기열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가을철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쓰쓰가무시병은 지난해 만4백여 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24명이 숨졌는데, 사망자가 한 해 전보다 2.7배나 늘었습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으로 분류됐던 뎅기열도 지난해 발병이 급증했습니다. 전년도 보다 76% 늘어나 260여 명이 이 병에 걸렸습니다.
 
진행자) 쓰쓰가무시병은 어떤 경로로 감염되죠?
 
기자) 쓰쓰가무시병은 발열과 발한, 두통을 일으키는 병인데, 야외활동을 하다가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병합니다.
 
진드기 때문에 발병하는 병으로는 또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해 환자 35명 가운데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뎅기열의 감염 경로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뎅기열은 뎅기모기로 불리는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심한 경우 출혈 등 합병증과 함께 사망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열대, 아열대 질병입니다.
 
진행자) 열대성 질환인 쓰쓰가무시병이나 뎅기열의 발병이 진드기나 뎅기모기의 증식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드기의 증식은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더운 날이 많으면 개체 수도 늘어납니다.
 
진드기 분포 상한선이 북상하면서 쓰쓰가무시병이 발생하는 지역도 북상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한반도의 온난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더욱이 한반도의 기후상승은 뎅기열을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제주도에서 발견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감염성 모기가 들어와도 기후가 맞지 않아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런 통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들 열대성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뎅기열을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육지까지 상륙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주의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진드기는 모기보다 훨씬 방제가 힘들기 때문에 농삿일을 할 때 장화와 토시 같은 보호구를 착용해야 하고 등산할 때도 정해진 등산로로 다녀 매개체인 진드기에게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온난화의 여파가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질병에도 영향을 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육군 부사관이 실천한 고귀한 ‘봉사’가 뒤늦게 알려졌군요? 어떻게 하다가 뇌사상태에 빠지게 됐나요?
 
기자) 지난달 12일 전국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강원도 속초의 모 부대에서 근무하던 29살 손순현 중사는 어둑어둑해진 오후 5시20분쯤 동료 두 명을 차에 태우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부대를 빠져 나오는 외길 도로는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데다 30도 가량 경사진 내리막 길 오른쪽은 10m 높이의 낭떠러지였습니다.
 
진행자) 아,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졌군요?
 
기자) 예, 안타깝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함께 타고 있던 일행은 에어백-차량이 충격을 받으면 터지게 돼있는 풍선 같은 완충기구가 있어서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손 중사는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말았습니다.
 
손 중사가 후송된 병원의 진단은 뇌사였습니다. 심장은 여전히 평소처럼 뛰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더욱이 나흘 뒤 정밀 단층촬영 결과 좌뇌와 우뇌가 검게 변한 채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장기기증은 어떻게 결정이 됐죠?
 
기자) 손 중사가 회생할 것이라는 가족들의 실낱 같은 희망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이때 사고 소식을 듣고 캐나다에서 달려온 손 중사의 여자 친구가 평소 장기기증을 원했다는 손 중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손 중사는 ‘군인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를 모두 기증하고 싶다, 군인으로서 끝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평소에 말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안타까운 일이지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손 중사의 뜻이 전달됐군요?
 
기자) 네. 지난 19일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이송된 손 중사는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뒤 손 중사의 심장과 양쪽 신장, 췌장, 간 그리고 각막 등이 8명의 환자에게 전달돼 새 삶을 안겨주었습니다.
 
손 중사의 형인 33살 손일호씨는 동생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지만 8명의 다른 생명을 살렸으니 동생이 간접적이나마 살아 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어디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동생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니 한결 위로가 된다는 손 씨의 말은 동생을 아끼는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