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세광이 우승이 확정된 후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몸에 두르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세광 선수가 인공기를 몸에 두르고 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여러 해를 준비한 북한 선수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감을 줄 것이라고 운동선수 출신 탈북민들이  말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선수들이 자유 세계 선수들처럼 발언권이 없어 당국의 결정에 반발할 수도 없다며, 북한의 운동선수들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역도선수 리정심. 리우올림픽 기계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리세광 선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2월 ‘우리 인민이 기억하는 올림픽 금메달 수상자’ 14명을 조명하며 소개했던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오는 7월 일본이 개최할 도쿄 하계올림픽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선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올림픽 불참을 공식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공군사령부와 4·25체육단 출신으로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한설송 씨는 6일 VOA에, 북한 당국의 이런 결정은 “북한 선수들에게 재앙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올림픽은 모든 운동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1년 연기를 포함해 지난 5년 동안 피땀을 흘리며 준비한 북한 선수들에게 출전이 물거품이 됐다는 소식은 큰 좌절감을 줄 것이란 겁니다.

[녹취: 한설송 씨] “운동선수에게 4년은 엄청 긴 시간입니다. 수명이 끝나는 거죠. 4년을 더 기다린다는 게. 북한의 올림픽 뉴스 불참 소식을 보고 나서 제 친구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니까 저도 같은 운동을 했던 입장에서 많이 속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 씨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전혀 없는 청정국이라고 선전하면서 선수 보호를 위해 올림픽에 불참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북한은 자유 세계와 달리 선수들의 권리와 의견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설송 씨] “한국에 있는 운동선수들은 아마 올림픽에 불참하는 국가적 정책을 편다면 언론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겠죠. 하지만 북한은 언론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부분이 다 차단되어 있습니다. 당에서 하라는 지시에 대해서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의무가 필요합니다.”

평양 수산성체육단 수영선수 출신인 유정미 씨도 “오랜 기간 피땀을 흘린 선수들이 가장 원통해 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권리를 전혀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고지도자 한 명이 결정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모두가 복종해야 하는 북한과 정부를 상대로 자주 시위를 하는 한국의 대조적인 모습은 운동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정미 씨] “여기서 택시 기사님들이 막 파업하고 그러시잖아요. 그거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선수들이 시위를 한다거나 아니면 다른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다거나.”

선수들이 당국을 상대로 올림픽 참가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와 방역 조치, 백신 접종을 요구할 수 있고, 당국의 불참 결정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유 씨는 그러나 메달리스트들에게 거액의 포상금과 연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많은 나라와 달리 북한은 실질적인 혜택이 매우 적기 때문에 올림픽 불참에 대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적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훈장과 입당, 연금, 추가 배급, 평양 거주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지만, 북한의 직장 월급 자체가 몇천 원 정도로 형식에 불과하고, 극소수만 특혜를 누리기 때문에 실질적 혜택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한국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사망할 때까지 매달 1백만 원, 미화로 거의 900달러를 지급하고 일시적으로 포상금과 장려금도 제공합니다. 

또 올림픽뿐 아니라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경기에 메달 색깔별로 평가점수를 부여해 누적 평가점수로 상한선인 110점을 선수가 쌓으면 최대 900 달러를 매달 받을 수 있습니다.

유 씨는 그러나 북한 운동선수들은 오히려 국제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정부에 반납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정미 씨] “너무 외화벌이 도구로 이용하는 것 같아요. 선수가 뛰어서 돌아온 돈을 선수에게는 조금 주고 나머지는 국가가 다 가져가니까.”

유 씨는 올림픽 꿈을 접은 북한의 수영 선수들은 실내 수영장이 평양에만 소수에 불과해 대부분 다른 직종에서 일한다며,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국 곳곳의 수영장에서 강사로 매달 적어도 2천 달러 이상을 버는 한국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유 씨와 한 씨는 북한의 친구들이 국제대회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북한 당국이 불참 결정을 재고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선수 31명이 9개 종목에 참가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 종합순위 34위에 올랐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