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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서 이동 중인 세발가락도요새 (자료제공: 세계 철새의 날 2021)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철새의 날’입니다. 철새와 서식지 보전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제정됐는데요, 북한은 호주에서 동아시아를 거쳐 알래스카에 이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서 중요한 기착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관련 국제기구들에도 가입하며 철새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1 ‘세계 철새의 날’의 주제는 ‘새처럼 노래하고, 날고, 치솟자’(Sing, Fly, Soar – Like a Bird)로, 전 세계 곳곳에서 새소리를 듣고 새들의 나는 모습을 감상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아프리카-유라시아 이동성 물새 협정(AEWA)의 자크 트루비예 사무총장은 7일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인류에 전례 없는 도전이 되고 있지만, 수 십억의 철새들은 변함없이 노래하고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루비예 사무총장] (프랑스어) “While the pandemic has slowed down many human activities by limiting our movements, data shows more people around the world have listened to and watched birds like never before.” 

트루비예 사무총장은 세계적인 유행병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활동을 둔화시켰지만 이 기간 전 세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새를 바라보고 새소리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철새들이 전 세계 여러 지역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연결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도 `세계 철새의 날'을 맞아 철새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허명혁 부원은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최근 몇 년간 국제 기구에 가입하고, 독일, 뉴질랜드, 국제자연보호연맹 등 전문가들과 함께 동서해 연안의 주요 습지에 대한 공동 조사를 벌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조사를 통해 철새들의 생태활동을 연구하고 보호대책도 세웠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2017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가입했고, 2018년 5월 람사르협약의 17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2020년 서해안 지역의 철새 서식지를 람사르 습지로 추가 등록했습니다. 

독일의 한스 자이델 재단은 지난달 웹사이트에 올린 문덕 철새보호구 소개 글에서, 재단이 수 년간 북한의 습지를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의 ‘미란다자연기금’(Miranda Shorebird Center)도 북한과 2009년부터 청천강 하구 문덕 지역의 철새 보호지에 대한 공동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문덕 지역이 뉴질랜드를 떠나 알래스카 지역으로 이동하는 철새 150여종이 4주에서 6주간 머무는 중요한 서식지란 점이 밝혀졌습니다. 

‘미란다자연기금’의 북한 현지 조사는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에서 북한이 매우 중요한 중간기착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해안가에서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돼 북한이 기착지로 더 중요해진 것입니다. 

1년에 두 차례, 5천만 개체가 넘는 이동성 물새들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번식지인 알래스카와 러시아 극동지역까지 이동하는데, 한반도와 중국 지역이 중간기착지입니다. 

특히 이 중 도요류 수 천 마리는 이동 중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한 번 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생태 전문가인 한국의 김경원 박사는 앞서 VOA에 도요새가 이동 중 한반도 서해안 지역 갯벌에 모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경원 박사] “도요새 같은 경우에는 주로 황해 생태권하고 맞물려 있습니다. 도요새 같은 경우에는 이동 시기에 주로 갯벌 생태계에 의지해서 살아갑니다. 특히 강 하구 생태계에 의지하는데요. 시베리아에서 번식한 도요새들이 동남아시아나 호주까지 가는 경로상의 한반도 서해안 갯벌을 집중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작은 병아리나 꿩 만한 크기의 도요새들은 시베리아로 가는 도중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한반도 서해안에서 머물며 먹이를 먹습니다. 

한국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동아시아의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퍼 맥카티 연구원은 앞서 VOA에 북한이 조류 보호 관련 국제 기구들에 가입한 것은 “환경을 보호해야 할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맥카티 연구원은 북한이 “환경보호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가장 최선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