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북한 평양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지난 4월 북한 평양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COVID-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올해 북한 경제 성장률이 -6%로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한 데 따른 충격이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주요 신용평가사인 피치 산하 ‘피치솔루션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경제가 올해 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초에 전망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7%에서 -6%로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하향 조정한 겁니다.

[보고서] “We forecast that the North Korean economy to contract by 6.0% in 2020; a revision from our previous view that the economy would expand by 3.7%. The key factor driving this change in our view is the likely shock of the Covid-19 pandemic on the Chinese economy - which we expect growth to slow to 1.1% this year, from 6.1% in 2019.

피치솔루션스는 북한 경제 성장률을 조정한 핵심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을 꼽았습니다.

지난해 6.1%를 기록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1.1%로 둔화하고, 세계 경제도 최소한 3% 이상 하락하는 데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겁니다.

피치솔루션스가 전망한 북한의 올해 경제성장률 -6%는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7년에 기록한 -6.5% 이후 23년 만에 최악의 수치입니다.

피치솔루션스 경제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자금 공급원이 상당히 고갈됨에 따라 정부가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규모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겁니다.

북중 국경무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중국 단둥 호시무역구 내 북한농산물거리가 북핵개발에 대응한 국제사회 제재로 북한 상인 입주 없이 텅 비어있다. (자료사진)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대외 무역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올 1분기 교역 규모가 전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고, 지난달은 2천 4백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배가 줄었습니다.

조지타운대학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1일 VOA에, 북한 경제에 대한 피치의 전망은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pretty clear they're having a bad time now, and the economy probably is in decline. So I don't have any problem with the idea that they would fall.”

북한 경제는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북-중 국경 봉쇄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란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경제는 누구나 추측을 전제로 한다며, 그러나 이미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앞서 피치가 전망했던 3.7%도 너무 높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큰 타격을 받은 국가 공식경제에 비해 성장세를 보이던 민간 경제가 전염병에 따른 국경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올해 북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w I think the private economy also is slow. So the state economy slowing and market activity also seems to be slowing. So it's a much much worse situation now,”

브라운 교수는 그러나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올해 -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북한 라선경제특구의 장마당.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1일 VOA에, 북한 자료가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정확한 수치를 전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고난의 행군 시기는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악화됐었다며, 수치를 통해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 “Ranking the years is a different story and off the top of my head, 1997 must have been worse than this year. But keep in mind that we’re talking about percentages. In 1997 a fall like that was from a much worse position than NK is in now.”

북한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피치의 하향 조정에 따라 유엔 등 다른 국제기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사입니다.

유엔경제사회국(UN DESA)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등 여러 유엔 기구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제 성장률(실질 GDP 성장률)을 1.8%로 전망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3.5%, -4.2%의 역성장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1.8% 성장했었습니다.

한편  피치는 지난주 추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달 전망했던 -3.9%에서 -4.6%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5.6%, 중국 0.7%, 유로존 -8.2%, 한국은 -1.2%로 전망했습니다.

피치는 그러나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우 내년에 소비 지출이 7.1%, 고정 투자는 9.7%로 반등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은 7.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