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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봉쇄 6개월…대중무역 감소, 교역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


지난 2016년 9월 화물차가 중국 단둥에서 중조우의교를 건너 북한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화물차가 중국 단둥에서 중조우의교를 건너 북한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겠다며 국경 봉쇄라는 초강경 조치를 취한 지 약 6개월이 흘렀습니다. 최근 주변 나라들이 무역과 항공 운항 등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봉쇄 상황을 이어가면서 중국과의 무역 감소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건 지난 1월22일입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이 국경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한 겁니다.

이후 국경 사이를 통행하는 차량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모습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관측됐고, 중국과 러시아 등을 왕복했던 북한의 국적기 ‘고려항공’은 운항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또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액도 큰 폭으로 감소한 사실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국경봉쇄 조치 약 6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들이 무역을 재개하고, 일부 항공편 등에 대해서도 운항을 다시 시작하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은 전체적인 회복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중 무역이 대표적입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중국과의 무역에서 약 6천331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9.4%의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두달 치가 합산돼 공개된 1~2월 무역액 감소폭이 -29.5%을 기록한 이후, 3월과 4월 각각 -55.5%와 -66.6%로 매월 비슷한 상황을 이어갔고, 5월에도 역시 큰 감소폭을 보인 겁니다.

5월 북한의 대중 무역 감소폭은 중국과 무역 기록을 남긴 200여 나라 중 5번째로 높은 것으로, 중국의 전체 무역 평균 변화폭 -8%와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막 시작된 1~2월 중국과의 무역액 감소폭이 북한 보다 큰 나라는 약 40개 나라였는데, 이후 3월 12개, 4월엔 9개 나라로 줄어들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어느 정도 중국과의 무역을 회복했지만, 북한에는 여전히 국경 봉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지난 몇 개월간 북한의 대중국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런 요인들로 인해 북-중 무역 감소폭이 매우 큰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국경을 전면 봉쇄하는 조치를 취한 이후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지역에서 2차 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국경 봉쇄 조치가 장기화된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 first thing against the virus, North Korea did…”

따라서 이번 상황을 통해 북한이 전염병을 다루는 방법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점도 알 수 있고, 이 같은 무역 하락 상황의 지속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견이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도 북한이 다른 나라의 상황을 토대로 국경 개방을 늦추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Given North Korea’s lack of medical capability…”

6월 초에는 국경을 개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국경 인근 중국 지역에서 전염병이 또 다시 퍼지면서 이를 미루게 됐고, 또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의 상황을 보면서 국경 봉쇄를 일찍 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북한은 의료 환경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섣부른 행동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는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부터 어려운 경제 상황 탈피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Kim Jong-un in the Central meeting last Deceber…”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한 경제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북한 경제가 당시보다 더 생산적이고 자립적이어야 하며, 수입품을 국내산 물품으로 대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뱁슨 전 고문은 이런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게 돼, 이미 내재된 문제점에 새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 겹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현재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뱁슨 전 고문은 분석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지난 몇 개월간 북한이 식량과 의약품 수입을 늘렸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이런 물품들을 구매할 만큼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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