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8월 북한 황해북도 신평군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집들이 파괴됐다. 당시 북한의 요청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졌다.
지난 2007년 8월 북한 황해북도 신평군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집들이 파괴됐다. 당시 북한의 요청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졌다.

한반도를 강타한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북한의 피해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엔은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해 북한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북한이 지원을 요청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해 지원 활동도 순조롭지 않을 전망입니다. 안소영 기자와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북한 강원도 지역에 북한의 연평균 강우량을 초과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 유엔 등 국제사회가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일(13일)부터 또 한 차례 200mm에 달하는 폭우가 북한에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요청만 하면 도울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입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의 11일 발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두자릭 대변인] “In the DPRK, the unusually heavy rains this month have resulted in flooding, The UN team is in contact with authorities and stands ready to support its response to the most vulnerable communities if required and requested.”

북한에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비로 인해 홍수가 났고, 현재 유엔 팀이 지원을 위해 북한 당국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유엔이 이미 대북 지원을 위한 활동에 나선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제가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에 구체적인 지원 계획, 또 북한 당국과 어떤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지 물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스웨덴과 캐나다 등 일부 나라는 유엔 기구와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을 통해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인도적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적, 군사적 사안과 무관하게 추진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유엔이나 비정부기구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스스로 복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조선적십자사 자원봉사자 4만3천여 명이 수해 현장에 투입돼 주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특히 산사태와 홍수 위험 지역에 있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관련 지원 물자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태풍 ‘링링’ 당시 재난방송을 따로 편성하고, 피해 소식을 신속히 전했었는데요, 이번에는 피해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폭우 대비를 강조하면서,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곡창지역인 황해북도를 시찰한 모습만 전했습니다. 북한이 피해 상황을 밝히고, 지원을 공식 요청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수해 복구를 하려면 아무래도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 아닙니까? 과거에는 직접 북한이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죠?

기자) 네. ‘최악의 홍수’로 기억되는 2007년, 북한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유엔에 긴급구호를 요청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당시 1천 400만 달러 모금 계획을 밝혔고, 목표액의 90%를 달성했었습니다. 또 유럽연합도 200만 유로, 미화 235만 달러 상당의 특별지원 예산을 책정해 북한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식수를 제공했습니다. 북한은 대홍수로 전체 국가 면적의 75%가 피해를 본 1995년, 또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가 발생한 2004년에도 국제사회에 특별 지원을 요청했었습니다. 이후 2007년에 홍수 복구 지원을 요청했고, 지난해 발생한 태풍 ‘링링’ 때도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요청할 경우 유엔의 ‘특별지원’은 어떤 형태로 이뤄집니까?

기자) 유엔에는 ‘긴급구호요청’ 제도가 있습니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후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피해 복구를 위한 자금을 국제사회로부터 모금하는 겁니다. 이를 토대로 유엔 상주조정국이 해당국 정부와 유엔 기관, 적십자연맹 등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전에 피해 규모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공식 모금에 들어가기 앞서, 유엔 산하 각 기관들이 현장답사와 구호활동 내역을 확인합니다. 2007년 당시에는, 40차례 답사가 이뤄졌습니다. 이 같은 조사를 근거로 모금 액수를 책정하고,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상황은 여러모로 어려워 보입니다.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차단을 위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서 현장답사뿐 아니라, 지원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현재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유엔 기구 직원의 숫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또한 외국인 입국 시, 40일 간의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든 지원 물자, 약품 등이 현재 중국에서 육로를 통해 북한에 반입되는데, 그 과정이 빠르게 처리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해와 관련한 지원이나 복구 활동이 시작되더라도 신속하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진행자) 보통 홍수 피해와 관련해서는 어떤 분야를 지원받습니까?

기자) 우선 깨끗한 식수, 보건, 식량, 농업, 교육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집니다. 무엇보다 보건 분야에 대한 지원을 우선시하는데요. 필수의약품과 의료기기, 보건시설 복구에 집중합니다. 북한 당국도 과거 유엔에 지원을 요청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질병 예방을 위한 식수정화제도 분배됩니다.

아웃트로: 안소영 기자와 북한 내 홍수 사태와 관련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예상되는 지원 활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