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자 위성사진에 촬영된 북한 청진항 일대에 묶여 있는 고기잡이 목선들. 자료=Planet Labs
5일자 위성사진에 촬영된 북한 청진항 일대에 묶여 있는 고기잡이 목선들. 자료=Planet Labs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어업활동을 대폭 줄였던 북한이 올해도 어업활동을 재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민들의 식량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중소형 고기잡이 목선들이 모여 있는 청진항 일대 바다를 촬영한 지난 5일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서는 빼곡히 붙어 있는 수 백여 척의 선박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선박들이 수 십 척씩 양옆으로 묶인 형태를 하고 있고, 이런 방식의 묶음이 수 십여 개인 점으로 미뤄볼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선박은 최대 1천 척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5월 청진 일대에서 촬영된 고기잡이 목선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이들 선박들은 통상 고기잡이철인 5월부터 11월 사이 출항해, 부둣가는 텅 비곤 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 5월과 6월, 7월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이들 선박이 모인 항구 일대는 선박들이 조업에 나서면서 비어 있는 자리가 훨씬 많았습니다.

2019년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청진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선박들의 출항으로 선박의 숫자에 변화가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하지만 올해는 고기잡이철이 약 두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선박들이 항구를 빼곡히 채우고 있습니다. 그만큼 조업에 나선 선박들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청진뿐 아니라 고기잡이배들이 대거 모여 있는 단천과 리원 등 다른 동해안 도시들에서도 목격됐습니다.

앞서 VOA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들 고기잡이배들의 운항이 지난 한 해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북한 당국이 취한 국경 봉쇄의 여파로 고기잡이배들의 출항까지 막힌 것으로 분석했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입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And while it might make sense to send people on individual ships…”

소규모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나라 밖을 나갔다 돌아오면 14일간 격리를 하도록 했는데, 만약 이런 규정이 고기잡이배에도 적용된다면 선박들의 운항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고기잡이배들의 출항 중단이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런 상황이 북한 주민들의 식량 수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수산사업소 등을 찾아 식량난 해소 방안으로 어획량 확충 등을 주문해 왔습니다.

하지만 고기잡이배들이 운항을 하지 못하면서 실제 유통되는 수산물의 양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산물은 북한 주민들의 단백질 섭취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is is a major source of protein for the North Korean population, fish…”

따라서 어업활동 중단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수급에 매우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업활동이 쉽게 재개되지 않는 점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량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면 어업활동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겠지만, 아직까지 그럴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고기잡이배들의 운항 중단 사태가 유류 부족 때문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one possibility is they run out of fuel for them…”

고기잡이배들에 탑재된 작은 모터를 돌리기 위해서는 유류가 필요하며, 만약 유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고기잡이배들의 운항도 멈출 수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과거 북한의 목선들은 물이 섞인 유류를 사용했다가 바다 한 가운데 표류하기도 했다면서, 목선 운영자들이 유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