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addresses a plenary meeting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in North Korea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 7기 제 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총리를 교체하는 한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북한의 신임 김덕훈 내각총리가 경제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13일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총리를 교체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내각총리였던 김재룡을 해임하고 김덕훈 부총리를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이로써 김재룡은 지난해 4월 자강도 당 위원장에서 내각총리로 임명된 지 1년 4개월만에 물러났습니다.

김재룡의 총리 재임 기간은 전임자인 박봉주에 비하면 상당히 짧습니다. 전임자인 박봉주는 2003년 9월부터 2007년 4월까지 4년에 이어, 2013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6년 등 도합 10년 간 내각총리를 지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김재룡의 해임은 일종의 문책성 인사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국 동아대 강동완 교수입니다.

[녹취: 강동완 교수] ”문책성 인사라고 봐야 할 것같구요, 김정은 시대 들어서 5개년 계획이 발표될 때 관심이 많았는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 대한 책임성 인사로 보여집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김재룡이 1년 4개월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난 것은 그만큼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1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자신이 추진해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실패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계획되었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6년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달성해 전력난과 식량난을 해결하자고 주장했는데 4년만에 실패를 자인한 겁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2년간 경제계획에 대해 언급을 안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정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I like his honesty and it’s not surprised…”

신임 김덕훈 내각총리는 북한에서는 젊은 편인 59세의 경제 관료로, 김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포의 대안전기공장에서 지배인을 했으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을 지냈습니다. 이후 자강도 인민위원장과 내각부총리 등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김덕훈의 자질과 역량이 아니라 가용자원 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북한 경제를 살리려면 자금과 여타 가용자원, 그리고 정치적 뒷받침이 필요한 데 모두 부족하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덕훈이 내각총리를 맡아도 현실적으로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책임을 내각에 전가한 거죠. 필요한 자원, 재원을 주고 풀라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내각은 재원, 자금이 없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재무부를 비롯한 경제 부처는 예산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각은 빈털터리로 돈이 없습니다. 특히 북한 원화보다 구매력을 가진 미국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가 필요한데, 거의 모든 외화는 노동당과 군부가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동당 39호실은 광산, 호텔, 식당, 외화벌이 상점 등을 운영하면서 자체 경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각과 별도로 ‘궁정경제’를 꾸리고 있는 겁니다.

군부도 자체 돈줄을 갖고 있습니다. 호위사령부, 인민무력성,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과 같은 군과 보안기관은 군수물자 생산, 무기 수출입, 군 부대 자체 생산을 통해 돈을 조달합니다.

또 군 경제는 내각과 별도로 1979년 후반 세워진 ‘제 2경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군부는 제2경제가 있고, 당이 제일 크고, 군부도 나름대로 자체 자금을 조달하는 제2경제 권한을 갖고 있고, 그러니까, 당, 군부, 내각에서 내각이 제일 힘이 없죠.”

최근에는 노동당과 군부도 자금이 부족한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월 직접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자금 문제로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보고에서 “북한이 국경 봉쇄 장기화로 외화 부족 등이 심화되고 주요 건설 대상을 축소하는 등 노동당 핵심 기관들이 긴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내각을 중심으로 경제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지가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김 위원장은 집권 직후인 2012년 4월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을 상대로 한 담화에서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따르라고 지시했습니다.

2019년 4월 헌법 개정 때는 ‘국가는 내각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인다’는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5인 체제로 개편하면서 경제를 담당하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를 포함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내각총리가 공장과 기업소를 둘러볼 때 ‘현지 료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같은 ‘당 우위 국가’에서 내각총리는 힘이 없는 존재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한국 남북물류포럼의 김영윤 박사입니다.

[녹취: 김영운 박사] “내각은 당의 명령을 실천하는 기구에 불과하고, 힘센 부서는 군이죠, 군이 많은 사업을 틀어쥐고 하는 경우가 많고..”

김덕훈 총리는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18일 황해북도 은파군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군인과 건설자들에게 은파천 제방 보수와 배수문 공사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고, 살림집(주택)의 위치 선정과 자재 보장을 강조했습니다.

은파군 대청리는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찾은 수해 현장으로, 논 600여 정보(약 595만㎡)가 물에 잠기고 900채 가량의 살림집이 침수 또는 파괴됐습니다.

그러나 김덕훈 총리가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까지 복구 또는 완료해야 과제는 훨씬 많습니다.

북한은 이번 폭우로 3만9천 정보(약 3만 8천 헥타르)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살림집 1만6천여 세대,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 또는 침수됐습니다. 도로와 다리, 철길이 끊어지고 발전소 둑도 붕괴됐습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김화군, 철원군, 창도군, 황해북도 은파군, 장풍군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평양종합병원은 골조만 선 상태로 완공이 안 됐고, 원산의 갈마관광지구도 완공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또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은 지난 5월1일 준공식은 했지만 실제 비료가 생산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신임 김덕훈 내각총리가 산적한 경제난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