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작황을 조사 하는 FAO와 북한 관리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북한에서 작황조사를 하는 FAO 관계자와 북한 관리들.

유엔의 북한 내 작황 조사가 올해도 이뤄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7년째 북한의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 건데,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크리스티나 코스렛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세계정보.조기경보국 GIEWS 북한담당관은 7일 북한이 올해 작황 조사를 요청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코스렛 담당관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작황과 식량안보 조사(CFSAM)는 북한 당국의 공식 요청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FAO와 세계식량계획 WFP의 북한 내 작황 조사가 7년 연속 무산되게 됐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북한이 조사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은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Right now, no one can visit North Korea, so for this year, because of the COVID.”

지난 6년과 달리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모든 사람의 방북 자체가 불가한 상황인 만큼, 북한 당국이 공동조사단을 허용할 리가 없다는 겁니다.

FAO와 WFP는 1995년부터 매년 조사단을 북한에 보내 작황 실태 등 식량안보와 관련한 현장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2000년대에는 네 차례 방북 조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3년간은 연속적으로 조사가 이뤄졌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이래 올해로 7년째 북한 내 현지 방문을 통한 작황 조사가 재개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식량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북한 당국이 내부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조사 범위와 방식에 대한 유엔과의 조율이 여의치 않은 것도 이유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When I did the assessment, I made sure that there was the maximum windows are open. Good 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 includes talking to people, how’s the crop doing.”

소바쥬 전 소장은 바람직한 작황 조사는 유엔기구뿐 아니라 유럽연합,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황과 식량 보급, 영양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 인근 농촌 풍경 (자료사진)

또 위성으로 확인한 작황 상황과 북한 당국이 제공한 자료를 현지 조사 결과와 직접 비교분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2년 북한 내 작황 조사에 참여했던 소바쥬 전 소장은 현지 조사가 보통 3개 팀으로 나뉘어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며, 이 부분에서 북한 농무성과의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에 따르면 작황 조사 거부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부진한 데 대한 북한 당국의 불만도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The response of North Korea is the other around. It is like ‘Look, we have opened our doors for CFSAM in 2012.”

북한은 지난 2012년 당시 작황 조사를 허용했는데도 국제기구의 모금이 목표에 크게 못 미친 점을 들어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었다는 설명입니다.

유엔의 작황 조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과 모금 규모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친우봉사회의 다니엘 재스퍼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FAO와 WFP의 조사 결과는 인도주의단체들이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담당관] “AFSC only partners with a few farms in DPRK, So we rely on the FAO assessments”

미국친우봉사회는 북한 내 소수의 농장과만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FAO의 평가에 의존한다는 겁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전체적인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과 주민들의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는 데 작황 조사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니엘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국장도 정확성을 위해서는 공동조사단의 현지 방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Satellite imagery can be a very useful tool for measuring agricultural production, but imagery alone only goes so far.”

위성사진도 북한의 농작물 생산량을 측정하는데 매우 유용하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워츠 국장은 올해도 작황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안보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북한 내 식량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고, 취약지역에 우선적으로 도움이 전달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국제사회도 적극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