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평양 대성백화점 내 주방제품 매장. (자료사진)
지난 4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평양 대성백화점 내 주방제품 매장.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해 가구와 담배, 설탕 등 소비재 품목의 수입을 크게 늘렸습니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 수입이 20배가량 늘어난 제품도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으로부터 6천509만 달러에 달하는 가구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무역센터(ITC)가 13일 공개한 북-중 무역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가구를 포함한 소비재 품목의 대중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가구를 수입했던 2017년 수입 총액이 5천915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019년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가구를 수입한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가구제품 외에 담배와 과일, 설탕, 의류, 신발, 음료, 커피, 코코아 등 소비재 수입도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이들 제품 상당수는 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된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11개월 간 수입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물론, 10년 전과 비교할 때도 증가세가 뚜렷했습니다.

담배의 경우 북한은 2009년 한 해 중국으로부터 1천814만 달러어치를 수입했고, 이후 수입액이 연간 2~3천만 달러 대에 머물다 2018년 6천964만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1개월 간 수입 총액은 7천890만 달러로, 가구와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또 10년 전 177만 달러어치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됐던 설탕은 2018년 4천1만 달러, 이어 지난해 11개월 동안 3천888만 달러의 수입액을 나타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2009년보다 20배 이상 수입이 증가한 겁니다.

과일은 2018년의 8천247만 달러에 비해 지난해 11개월의 수입액이 4천835만 달러로 하락했지만, 10년 전인 374만 달러와 비교해선 전체적인 수입 규모가 10배 이상 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 커피는 10년 전(283만 달러)보다 지난해 약 4.5배(11개월 총액 1천314만 달러) 많았고, 코코아 제품도 37만 달러에서 지난해 265만 달러로 약 7배 증가했습니다.

이들 제품들의 수입액은 대부분 지난 10년 간 계속해서 완만히 증가하다가 2018년을 전후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전년도의 수입액마저 뛰어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북한의 지난해 11개월 간 대중 수입액은 23억3천215만 달러로, 2009년의 18억8천774만 달러와 2010년의 22억7천734만 달러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소비재 품목들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최근 몇 년 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앞서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재 품목의 수입 증가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제재로 인해 일부 품목의 수입이 제한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부 계층에게 필요한 소비재 품목의 수입이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최근 VOA에, 이 같은 현상이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trouble for North Korean economy though...”

소비재 품목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기계류 제품 등의 수입이 제재 등의 요인으로 크게 줄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기계류 제품이 계속 유입되고 투자가 이뤄져야 산업이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9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수입액은 제재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 급증에 따른 외화 적자분을 어디에서 메우고 있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에서 포착하거나 다루지 못한 북한의 새로운 수입원과 제2의 해결책이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Clearly, there are revenue sources and workarounds...”

2억 5천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중국인 관광사업과 북한의 해외 노동자 수입, 불법 무역 등이 북한의 외화 부족분을 메우고 있는 수단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도 북한이 특정 국가나 기관 등으로부터 재정을 조달하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나 중국 기업 등의 협력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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