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이 7일 평안남도 양각도 온천관광지구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이 7일 평안남도 양각도 온천관광지구 개막식에 참석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삼지연 재개발 준공식을 성대하게 치렀습니다. 그러나 4년째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로 공장과 기업소는 돌지 않고, 외화난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북한 경제의 성과와 한계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2일 양강도 삼지연군 읍지구 재개발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정은 위원장 외에도 정권의 2인자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등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천지개벽 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성대히 진행됐습니다.”

삼지연 재개발 외에도 북한은 올해 몇 가지 경제적 성과를 거뒀습니다. 관영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10월에는 함경북도 어랑천 발전소가 준공됐습니다. 어랑천 발전소는 지난 1988년에 착공됐는데 31년 만에 완성됐습니다. 또 나선청년 5호 발전소도 준공됐습니다.

올 2월에는 평안남도 평성시 봉학동에 김치공장이, 그리고 8월에는 황해남도 해주에 김치공장이 건설됐습니다. 그보다 앞서 1월에는 황해남도 배천에 메기공장이 준공됐으며, 11월에는 산림기자재 공장이 건설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북한이 거둔 경제적 성과는 10건이 채 안 됩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 당국이 몇몇 보여주기식 건축물을 짓는데 그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유일한 치적이 건축이에요. 인민생활 향상을 약속했는데 다른 방법이 없고 건축에서 과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고, 인민들의 생활을 위해서 ‘지도자가 열심히 애쓰고 있다, 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우리식으로 자력갱생 하겠다, 성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고강도 제재가 4년째 계속되면서 북한 수뇌부가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은 대부분 지연되거나 중단된 상태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강원도 원산의 갈마관광지구 준공은 연기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 기간을 6개월 간 연장해 다음해 태양절까지 내놓자…”

2013년부터 추진해온 경제개발구와 경제특구 계획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와중에 2016년부터 추진해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수출을 비롯한 무역 상황이 상당히 나쁩니다. 북한은 과거 석탄과 철광석 수출을 통해 매년 10억 달러씩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자 북한의 수출은 붕괴됐다고 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은 2억2천만 달러로, 전년도(16억5천만 달러)에 비해 87%가 줄었습니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계속돼 올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의 무역적자는 총 19억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달 2억 달러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Trade deficit ruuning about 200 million dollows a month…”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 수출 길이 막히자 북한은 밀수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석탄을 해상 환적 또는 원산지를 바꾸는 방식으로 밀수출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밀수출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4월 북한의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남포항에서 약 300만 달러 상당의 석탄 2만6천t을 싣고 밀수출하려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적발된 데 이어 미국에 의해 압류됐습니다. 그 후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8월 경매를 통해 매각됐습니다.

농업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지난 9월7일에는 초강력 13호 태풍 ‘링링’이 북한 전역을 강타했습니다. 반경이 300km에 달하는 이 태풍은 시속 50km의 빠른 속도로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일대를 휩쓸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태풍은 초당 15m 속도로 불다가 부분적으로 초당 20m의 속도로 이 지역을 휩쓸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태풍으로 인해 5명이 숨지고 460여 세대의 살림집과 15동의 공공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밖에도 4만6천200 정보(약458 평방km)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도로와 하천이 파괴됐습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가뭄과 태풍 등으로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10만t-20만t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벼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고, 옥수수 생산량도 조금 줄었고, 나머지는 콩이라든지 약간의 잡곡, 그 다음에 감자 이런 것들인데, 나머지 가을 작물들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돼지에게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됐습니다. 한국 국정원에 따르면 5월 말부터 4개월 간 돼지열병이 평안남북도 일대를 휩쓸었습니다.

외화난이 가중되자 북한 당국은 관광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 고려항공은 7월부터 평양-다롄 노선을 재개하고 주 2회 전세기 운행에 나섰습니다. 고려항공은 베이징, 상하이, 선양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 투먼에서 북한 칠보산으로 가는 철도관광도 7월에 재개됐습니다. 또 북-중 접경도시인 단둥에서 신의주를 둘러보는 당일치기 관광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11월23일에는 직접 강원도 금강산을 찾아 관광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못하면 금강산 관광도 못하는 것처럼 돼 있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씀하시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00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여 3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수출액 2억1천만 달러 보다 많은 겁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오는 22일은 세계 각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마감시한입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10월 말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 33명을 돌려보냈습니다. 또 캄보디아에 있는 북한 식당 6곳도 폐쇄되고 북한 종업원들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 10여개 나라가 2만6천여명의 노동자를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노동자 송환으로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 차단됐다며 내년에는 본격적인 외환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That can create some kind of panic, financial market..”

올해 북한 경제는 4년째 고강도 제재를 겪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제재를 풀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썼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가운데 경제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수뇌부가 현상 타개를 위해 어떤 결단을 내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