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화물차들이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를 건너 중국 단둥으로 입경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6월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화물차들이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를 건너 중국 단둥으로 입경하고 있다. (자료사진)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의 수출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북한의 교역 대상도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활발히 교역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줄줄이 빠지고, 그 자리를 아프리카 나라들이 채웠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북한산 물품을 사들인 상위 10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수출 총액은 2억6천926만 달러였습니다. 

전년도인 2017년의 18억5천446만 달러와 2016년 27억6천970만 달러에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겁니다. 

국제무역센터(ITC)에 공개된 북한의 수출입 현황 자료에는 이처럼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심화된 이후 무역을 통한 북한의 외화 수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특히 북한의 10대 교역국으로 이름을 올리던 나라들이 북한과의 무역을 크게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북한의 수출국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있었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6년 북한의 수출국 상위 10개 나라는 중국과 인도, 필리핀, 파키스탄, 타이완, 프랑스,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스리랑카, 러시아 순이었습니다. 

비록 지난해에도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수출국 순위 1위에 머물렀지만,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리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북한 물품의 수입을 큰 폭으로 줄여 각각 6위와 5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또 3위에 이름을 올린 필리핀은 2017년부터 북한산 물품에 대한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순위에서 완전히 빠졌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빈자리를 아프리카 나라들이 채운 사실은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2018년 북한의 10대 수출국은 중국에 이어 잠비아, 모잠비크, 파키스탄, 인도,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독일, 러시아, 콜롬비아 순입니다. 

이중 아프리카 나라 잠비아는 2017년과 2016년까지만 해도 전체 북한의 수출국 순위에서 31위와 18위에 머물렀지만,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의 무역 규모를 줄이면서 2위로 등극했습니다. 

또 다른 아프리카 나라인 모잠비크도 921만 달러를 북한으로부터 수입해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슷한 규모를 수입했던 2016년 당시 16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전체 수출액이 급감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부르키나파소와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각각 446만 달러와 293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북한으로부터 사들여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에 같은 액수를 사들였다면 두 나라 모두 20위권에 머물렀겠지만, 지난해에는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던 겁니다. 

이처럼 이번 자료에 등장한 북한의 무역 상대국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 순위권 밖에 있던 나라들이 비슷한 규모의 교역을 하고도 북한의 10대 수출국이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ITC는 수출입 자료를 제출한 66개 나라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집계에서 북한의 지난해 수출 총액을 2억8천22만 달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4~2016년 북한의 수출 총액이 매년 약 30억 달러였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북한이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수출과 달리 감소폭이 크진 않았지만, 여전히 10억 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수입액은 23억1천11만 달러로, 2017년의 34억4천만 달러보다 약 32%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순위 변동 역시 수출만큼 크진 않았지만, 교역을 중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빠진 점이 돋보였습니다. 

2016년 북한의 10대 수입국은 중국과 러시아, 인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독일, 홍콩, 인도네시아였습니다. 

반면 2018년엔 이 중 1~3위에 해당하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가 순위 변동 없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4위부터 10위엔 브라질과 스위스, 독일, 콜롬비아, 모잠비크, 홍콩, 페루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재로 인해 북한이 매우 큰 문제에 봉착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o me the sanctions problem is...”

이미 공개된 무역 자료의 절반 정도만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외화 보유고는 바닥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아직까진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은 약 30%만 감소한 상황이지만 올해부턴 외화 부족으로 수입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