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산군의 진료소에서 어린이가 영양실조 검사 후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사진제공=UNICEF
북한 무산군의 진료소에서 어린이가 영양실조 검사 후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사진제공=UNICEF

46만 달러 상당으로 알려졌던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대북 인도주의 허가 물품의 총액이 25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누락됐던 장비의 금액이 공개되면서 총액이 크게 늘었는데, 올해 유니세프의 대북지원 목표액의 15% 수준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니세프의 대북반입 허가 물품 목록에서 금액이 누락됐던 ‘백신 저온유지장비’의 가격이 미화 2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유엔주재 네덜란드 대표부는 9일 VO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장비의 금액을 198만3천782달러라고 밝히고, 위원회 웹사이트에도 동일한 내용을 표기했습니다. 

앞서 대북제재위원회는 인도주의 물품에 대한 유니세프의 북한 반입 요청을 승인하면서, 관련 내용에 대한 서한과 함께 35개 허가 물품의 종류와 가격 등이 표기된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목록에 기재된 ‘백신 저온유지장비’ 2개 중 1개 품목의 가격이 누락돼, VOA는 네덜란드 대표부에 이를 문의했었습니다. 

당초 해당 장비의 금액이 빠진 상태에서 허가된 물품의 총액은 46만8천816달러였으며, 가장 고가의 물품은 7만4천189달러의 유럽산 엑스레이 장비였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약 27배나 비싼 ‘백신 저온유지장비’가 목록에 기재되면서, 전체 총액은 245만2천598달러로 높아졌습니다. 

유니세프에 허가된 이 장비는 1대가 아닌 782대로, 대당 가격은 2천500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북제재 위원회가 공개한 유니세프(UNICEF) 허가 물품 목록에서 금액이 누락됐던 ‘백신 저온유지장비’의 가격이 미화 2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제재 위원회가 공개한 유니세프(UNICEF) 허가 물품 목록에서 금액이 누락됐던 ‘백신 저온유지장비’의 가격이 미화 2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세프 측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당 물품의 상세 설명에 따르면 이 ‘백신 저온유지장비’는 덴마크의 ‘베스트프로스트(Vestfrost)’사가 제조했으며, 태양열 직접 구동(SDD)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아울러 작은 단위 행정구역의 병원에 설치돼 아동 35만5천 명과 임산부 36만3천 명의 예방 접종 프로그램을 위한 백신 보관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다른 물품과 마찬 가지로 이 품목 역시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유니세프 직원이 정기적으로 감시할 것이라는 설명도 붙었습니다. 

앞서 유니세프는 VOA에 2018년 전체 대북지원 목표액수가 1천650만 달러로, 지난달을 기준으로 이중 약 45%의 모금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허가된 245만 달러는 대북지원 목표액수의 약 15% 수준입니다. 

한편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8월6일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대북지원 단체가 충족시켜야 할 10가지 조건들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각 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의 성격이 북한 주민들의 이익을 위한다는 점과 수혜자와 이 수혜자를 결정하게 된 기준에 대한 설명, 위원회의 면제를 요청하는 이유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또 6개월 내에 누구에게 어떤 물품을 제공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량 정보와 날짜, 경로, 이동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기관, 그리고 이들을 거치는 시간 등을 명시해야 하며, 물품이 제공되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금융 거래 내역도 제출해야 합니다. 

아울러 물품 목록과 함께 해당 물품이 불법적인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또한 밝혀야 합니다.

유니세프는 8월27일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이번에 승인 받은 물품들에 대한 제재 유예를 요청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당시 서한은 대북제재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 반입이 허용된 인도주의 물품 내역을 일반에 공개한 건 이번 유니세프 사례가 처음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