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동통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KT CR 부문의 이정진 남북협력 TF 팀장(왼쪽)이 개성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북측 안내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북한의 이동통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KT CR 부문의 이정진 남북협력 TF 팀장(왼쪽)이 개성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북측 안내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북한의 이동통신 협력은 서로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한국의 이동통신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최근 한 대학에서 북한의 이동통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KT CR 부문의 이정진 남북협력 TF 팀장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의 휴대전화 시장이 일관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서울의 김영권 특파원이 KT 개성공단 지사장을 지낸 이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이동통신을 주제로 논문을 쓰셔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주제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정진) 제가 이동통신 회사에 근무하고 있고 남한은 사실 (이동통신 수요가) 포화된 상태잖아요. 가입자를 더 이상 확보할 수 없는 상태니까. 북한과 협력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동통신이란 주제를 생각했습니다. 또 북한은 체제 안위가 먼저니까 과연 북한 정권이 이동통신을 유지하고 성장할 정책이나 전략이 있는지가 궁금해서 연구하게 됐습니다.

기자) 논문을 보니까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이동통신 사업이 일관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이정진) 김정은 위원장 자체가 경제 개발에 상당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이후로 시장 친화적 정책들을 펴면서 이동통신에서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적 마케팅을 허용하며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자) 국제 사례를 보면 권위주의 정권은 대개 주민들의 소통을 제한해 왔습니다. 김정은 정권도 체제 유지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을 제한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도 있었는데, 말씀을 들어보면 오히려 장려하는 상황입니다. 

이정진) 매년 제가 21년간의 신년사와 노동신문을 분석해 보니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상당히 인민에게 겸손히 다가가려고 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경제 발전,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와 이념이 높게 나타나는 게 아니고 경제, IT 이런 것들을 많이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이동통신 시장 현황은 어떤가요?

이정진) 오라스콤이 외국인 사업자로 처음 들어갔었고, 4년의 독점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강성네트’라는 제2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또 2015년에는 ‘별’이란 제3 사업자를 선정합니다. 그래서 남한처럼 3개의 사업자가 경쟁하는 구도로 진행하는 겁니다. 가입자를 확보하고 거기서 나오는 경제 이익을 정부가 실감한 거죠.

기자)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자를 58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습니다. 근거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정진) 저는 조금 더 구체적인 실사나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휴대폰 사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11년이 걸렸어요. 저희가 1995년에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당시에 저희 1인당 GDP가 1만 2천 달러를 넘었어요. 그런데 2011년에 북한이 3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합니다. 북한의 1인당 GDP가 1천 달러 수준이잖아요. 명목 GDP 갖고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시장화라든가 여러 요인으로 가능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볼 때 북한에서는 ‘가입’이란 의미가 SIM 카드만 사면 됩니다. 그게 가입자를 확인하는 모듈입니다. 이것만 사서 휴대폰에 끼우기만 하면 통화하는 거죠. SIM 카드를 구입한 사람들, 안 쓰거나, 타인 명의로 구하고 안 쓰고 이런 사례까지 누적 합계가 돼서 그렇게 추산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자) 그럼 실질적인 휴대전화 사용자를 몇 명 정도로 추산하십니까?

이정진) 실질적인 사용자는 4백만 명이 안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시장화가 되고 음성적으로 돈이 풀렸다고 해도 앞서 말씀드렸듯이 GDP가 1천 달러~1천 200달러의 경제 수준인데 단말기 하나에 1천 달러씩 하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을까? 그런 부분. 북한 경제의 구조적 상황, 또 시장화가 있지만, 불완전한 시장화잖아요. 거기서 관료사회의 뇌물, 부정부패, 부가 편중돼 있다는 지적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입자 규모는 절벽의 수준이 와 있는 것이지 더 이상 증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 정부가 외화 획득 등 통치자금을 위해 이동통신 시장을 유연하게 허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정진) 휴대폰 단말기하고 가입비는 북한 당국에서 직접 판매합니다. 그게 다 국가 재원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게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저도 파악하기 힘듭니다.

기자) 앞서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수백 달러 이상이라고 하셨는데, 한국과 경제 격차가 수십 배가 나는데, 단말기 가격은 비슷합니다.

이정진) 맞습니다. 그게 아이러니죠. 이게 아마 시장화 덕분이 아닌가, 시장화가 되면서 돈의 흐름이 음성적으로 흘렀던 것. 북한에서 이동통신을 체제 안위의 우려로 보기보다 경제 발전의 기제로 보고 그런 돈이 통치자금으로 쓸지 재정 자금으로 쓸지 모르지만, 경제 활성화 운영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 유지하고 장려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기술이나 여러 측면에서 세계적인데, 남북한 상황을 좀 더 알기 쉽게 비교해 주시죠

이정진) 한국의 규모는 인구 대비 가입자 수가 100명당 123 가입자 입니다. 한 사람이 1개를 넘게 쓰고 있는 거죠. 북한은 보수적으로 400만 가입자로 계산했을 때 100명당 16 가입자 정도입니다. 만약에 경제 성장이 긍정적으로 이뤄진다면 상당히 잠재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3G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한국은 4G를 넘어 5G 초입에 있는 상태입니다. 3G 기술은 멀티미디어가 가능하지만, 유선 인터넷 같은 속도를 제공 못 합니다. 그런데 북한 젊은 층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미디어를 보고 파일 업다운을 하기 시작하면 기존 방식이 한계에 이르게 될 거고, 이런 한계와 필요가 남북협력의 기술 협력 가능성을 높여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럼 남북협력이 앞으로 잘 진행되면 이동통신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과 지원이 가능할까요?

이정진) 이동통신은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규모 사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파생 산업도 유발하고 고용도 창출하고 경제 무역의 촉진제이고. 또 남북 간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교류협력의 효과를 높이는 데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앞으로 몇 년이 이동통신 분야에서 가장 남북 간 협력의 적기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동통신의 국제 분업이 보편화 되면서 개도국에서 핵심 부품이나 단말기를 만들면서 개도국의 경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기자) 북한도 결단만 하면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군요

이정진) 네, 우리가 5G를 예를 들어 북한에 이식시켜 국제 수준의 이동통신이 상용화가 된다면 북한도 글로벌 벨류 체인에 포지션잉을 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북한이 이 과정에서 처음에 생산공정, 폐기물 수거 등을 하게 되겠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가진 우주항공기술이나 CNC 등을 활용하고 융합하는 것, 그리고 수많은 저임금 노동력을 통해 여러 국제수준을 맞추는 부품 생산국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단말기도 중국처럼 대량의 저비용 단말기를 만든다든가. 이러면서 북한의 경제 성장도 이끌고. 남한도 현재 포화된 레드오션에서 북한이란 블루오션으로 가서 우리의 마케팅 능력을 갖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로 상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까지 한국 KT CR 부문의 이정진 남북협력 TF 팀장이었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서울 특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