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지난 2012년 6월 황주군 고현리에서 여군들이 옥수수 밭에 물을 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지난 2012년 6월 황주군 고현리에서 여군들이 옥수수 밭에 물을 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올해 2001년 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북한의 올해 가뭄으로 쌀과 옥수수, 감자, 콩 등 주요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20일 발표한 ‘북한 식량농업 세계정보 조기경보 체계 보고서’에서 올 가뭄이 2001년 이래 가장 심했다며, 특히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VOA’가 입수한 유엔 합동조사단의 보고서 내용과는 크게 다른 것입니다. 당시 보고서는 ‘올해 가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 2015년에 비하면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었습니다.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밀과 보리 6만t과 감자 25만t 등 총 31만t의 이모작 작물을 수확했습니다. 44만7천t을 수확했던 지난해에 비해 31% 감소한 규모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이모작 작물이 전체 곡물 수확량의 10%에 불과하지만 5월부터 가을 추수 전 춘궁기 동안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라며, 주민들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특히 쌀 등 주요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식량농업기구의 빈센트 마틴 중국∙북한 대표는 “ 올 가을 쌀 수확량이 전례 없는 규모인2백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쌀 수확량은 도정 전 기준으로 253만6천t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쌀 수확량은 전년도에 비해 27%, 약 53만t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이달 초 내린 비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됐지만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이 이미 큰 피해를 입어 다시 정상적으로 자라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올 가을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작물 수확량 감소로 2017/2018 (2017년 11월~2018년 10월) 양곡연도 기간 북한 주민의 식량 사정이 매우 악화되고 식량 부족분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마틴 대표는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농부들과 임산부,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농부들에게 관개 장비나 농기계 등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춘궁기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계층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