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공항의 고려항공 여객기.
함지하

북한이 최근 관광 산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특유의 폐쇄성과 미국 등의 제재로 인해 국제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현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등록된 회원사, 즉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는 120개국 290여개. 여기에는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고려항공은 보유 여객기 대수와 취항 노선 등 전반적인 규모에 있어 다른 국제 항공사들과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작습니다.

특히 전반적으로 성장 추세에 있는 다른 나라 항공사들과는 달리 고려항공은 규모와 운영실적 등에 있어 오히려 후퇴하고있습니다.

현재 고려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10여 대.

지난 2016년 원산에서 열린 국제친선항공축전, 즉 에어쇼에선 고려항공 항공기 상당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고도 500m에서 활자형 항로비행, S자형 선회기동, 급상승...관람자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항공기 대부분은 안전 문제로 국제 항로 운항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고려항공의 최대 취항지인 중국 정부의 경우, 고려항공의 An148과 TU-204 기종 각각 2대씩, 모두 4대에 대해서만 자국 운항을 허용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국적기인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가 160여대, 최근 한국 내 생겨나고 있는 저가 항공사들도 다른 나라 취항이 가능한 항공기 20~30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는 미국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으로 총 950여대를 운용 중입니다.

고려항공의 취항지도 다른 나라들과 크게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고려항공은 자체 웹사이트에 공식 취항지를 중국 베이징과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3곳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실제 취항지는 베이징 한 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예정된 대로 스케줄을 소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외 120여개 도시를 왕복하는 대한항공이나 370여개 도시에 취항하는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 등에 비해 매우 적은 숫자입니다.

고려항공은 국제사회 제재가 가해지기 이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6개 나라 10개 안팎의 도시에 취항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가속화된 유엔 안보리 제재로 취항지 숫자가 급감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고려항공은 2016년까지만 해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경유해 쿠웨이트로 정기노선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폐지됐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 또한 고려항공의 모든 항공기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 밖에도 고려항공이 제대로 된 국제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특히 전반적인 고려항공의 서비스와 운영 방식 등이 국제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고려항공은 승객들을 위한 전화번호를 안내하고 있지만, 연락은 쉽지 않습니다.고려항공 웹사이트에는 비상연락 전화번호가 5개나 안내돼 있지만, 이 중 단 한 개도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녹취: 고려항공 비상연락처] “지금 찾고 있는 그런 번호는 없습니다. 번호를 다시 알아봐 주십시오.”

24시간 연락을 할 수 있고, 실시간 인터넷 채팅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나라 항공사와는 다른 상황입니다.

그 밖에 고려항공은 웹사이트를 통한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모든 날짜마다 ‘가능한 항공편이 없다’고 안내돼 사실상 무용지물로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