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르 몽드’ 신문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다른 새로운 통치 스타일을 선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주요 정책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이 아버지와 어떻게 다르고 정책은 왜 변화가 없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주민들과 서방의 관측통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다른 인물로 여기는 데는 지난 달 15일 태양절 열병식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처음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육성 연설을 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
“나는 성스러운 선군혁명의 길에서 언제나 동지들과 생사 운명을 함께 하는 전우가 될 것이며,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조국과 혁명 앞에 지닌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18년간 단 한번도 최고 지도자의 연설을 듣지 못했던 평양 주민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에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미국의 소리’ 방송 기자가 전한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녹취: 기자] “들으시고 어떻셨어요?

[녹취: 평양 시민 1] “위대한 수령님 꼭 같으신 우리 최고사령관 동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2] “우렁우렁 하면서 대인들의 그… 수령님, 목소리가 딱 같습니다.”

미국 전문가들도 김정은을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른 성격의 지도자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북한 현대사를 전공한 컬럼비아대학교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컬럼비아 대학교 찰스 암스트롱 교수]“KIM JONG-EUNS LEADERSHIP STYLE MUCH MORE PUBLIC…”

김정은은 연설을 꺼렸던 아버지와 달리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가려는 개방적인 성격이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후계자로 선택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 부대를 돌아다니며 병사들과 친밀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김정은의 현지 지도를 보도하는 북한 TV 화면을 보면 김정은은 군 부대에서 병사들의 손을 일일히 잡아주는 것은 물론 군인들과 팔짱을 끼거나 포옹하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권효진 씨는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호방한 성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김정일은 조금 감성적 성격이고, 김일성처럼 인자한 이미지는 아니고, 그 대신 김일성과 김정은은 아주 호방하고 소탈하니까, 아버지하곤 다르죠.”

북한 당국이 지난 달 13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를 인정한 것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개방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미국 조지아 대학 박한식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박한식 교수] “김정은 대장이 있는대로 발표해, 이렇게 했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그랬다고 하면 상당히 저는 고무적으로 봅니다. 앞으로의 상황을. 뭐 기만적이라고 할까, 이런 식으로 안개 속에서 하지 않고 투명성을 가지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통치 스타일이 아니라 정책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정부의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녹취: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 연구위원] “정책적인 면에서 공안, 사회통제 측면에서는 김정은이 들어서면서 현저히 통제가 강화되는데, 탈북자를 사살하라든가 3대를 멸족하는 식의 지침이 떨어집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다수 주민들이 바라는 식량난 등 민생 문제 해결보다는 아버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박형중 위원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경제정책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습니다. 2009년부터 석탄 수출이 크게 늘었고, 이에 기초해 대규모 건설공사를 하고 대량살상무기와 군수공업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군정치에 변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통치 스타일의 변화는 몰라도 개방개혁 같은 본격적인 정책 변화는 당분간 시도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자체가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데다 유훈통치를 강조하는 마당에 아버지와 다른 새로운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