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이른바 `궁중경제’를 겨냥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하며, 이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외화 사용 규제가 내각경제와 궁중경제의 충돌을 야기한 자충수였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워싱턴의 미국기업연구소 (AEI)에서 열린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계속할 수 없도록, 국가경제를 파괴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줄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 해병참모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교수는 특히 이런 조치의 하나로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레바논의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이란의 혁명수비대, 스리랑카의 타밀 호랑이 반군에 무기를 판매해 테러 활동을 지원한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헤즈볼라와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중동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테러 지원단체로 지정하고 여러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벡톨 교수는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을 지정한 원칙에 입각해 투명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하지만 미국의 전현직 행정부는 6자회담 때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고, 재지정도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또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다른 나라들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위조지폐와 마약 밀매, 돈세탁 등 불법 활동에 간여한 북한의 회사와 개인들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벡톨 교수는 아울러 북한 정부의 거듭되는 도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동맹국들과 협력해 김정일 정권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선임 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다수의 북한 주민이 아닌 김정일 정권에 효과적 미칠 수 있도록 대북 금융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량살상무기 판매와 다양한 불법 금융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북한 정권의 외화 수입을 봉쇄한다면 김정일과 군부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개인 통치자금인 이른바 `궁중경제’가 가동하는 외화 규모가 일반 인민들의 총 외화 자산보다 2백배나 크다며, 내각경제와 분리된 이런 잘못된 체제 때문에 국가경제가 파괴되고, 인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북한 정부가 화폐개혁과 함께 단행했던 외화 사용 금지가 궁중경제와 내각경제의 충돌을 가져오는 자충수를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내각경제의 관할 밖에서 움직이는 궁중경제 자금이 외화 사용 규제와 함께 마비돼 김정일의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겁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미국은  북한 정부의 인권 존중이 미-북 관계와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또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북한 문제를 진전시키는 데 의구심을 조성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