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논의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초 중국을 방문한 이후 이례적으로 석 달 여 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김정일 위원장이 들고 간 다급한 안건은 후계 체제 문제와 긴밀한 경제협력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휴양 차 동북 3성에 머무르고 있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27일 창춘에서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부터 경제 지원과 셋째 아들인 김정은으로의 후계 세습을 인정받는 대신 6자회담 재개에 필요한 양보안을 중국에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북한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나 평화협정 문제 우선 논의 등을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지난 5월 방중 때 마무리 짓지 못했던 경제 지원과 후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오히려 체제 생존과 보장 문제에 대해선 중국과 담판을 지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북한의 핵 문제는 중국의 전략적 영향 여기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양 교수는 이번 회담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한층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런 북-중 간의 예사롭지 않은 관계 강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미국 등 관련국들이 6자회담 재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만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이상현 박사는 미국이 취해 온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 기조가 이번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미국이 무작정 인내할 수만 없는 게 좀 더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또 두 나라 간에 6자회담을 어떤 식으로든 재개하기로 모종의 합의가 됐다면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중국과 북한에 넘겨주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썩 내키진 않지만 6자회담 재개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미국은 6자회담이 다시 열리려면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성의 있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지도층을 겨냥한 추가적인 금융제재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 한반도 서해상에서 한국 군과의 연합훈련 계획도 잡혀있습니다.

이 때문에 천안함 사태 대응 조치로 행해진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형성된 한-미 대 북-중 간 대립 양상이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에서의 이동경로 또한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중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린, 창춘 등 동북지역의 주요 도시들을 돈 것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의지를 보여주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중국의 동북개발 관련된 것을 북한까지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이런 것들을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실질적으로 북-중 경협에 상당한 제도화 또는 북-중 간 경제협력의 구도를 확장시키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행보였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과거 김 위원장의 방중 코스와는 달리 지린과 창춘, 하얼빈 무단장을 거치면서 항일유적지를 찾은 것은 후계 세습의 정당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확고하게 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회담 내용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이 없다며 곧 중국 정부로부터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