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지난 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에게 체제에 반항하는 불순분자를 철저히 색출하도록 지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 김정은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지시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고요?

답) 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자체 입수한 북한 내부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 간부들을 모아놓고 지시한 내용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정은이 “뱃속에 칼을 품고 다니며 때를 노리고 있는 극소수 불순분자를 철저하게 색출해내라”고 지시한 내용입니다. 뱃속에 칼을 품고 때를 노리는 사람이란 곧 체제에 불만을 갖고 체제전복을 노리는 사람을 의미하는데요...체제에 위협이 될만한 사람을 사전에 철저히 뿌리 뽑으라는 겁니다. 거꾸로 말하면 김정은이 그만큼 쿠데타 등 유사 사태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북한 지도부가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대대적으로 탈북자 검거에 나선 것도 체제안정을 해칠 수 있는 불안요인을 미리 제거하자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는 것 같습니다.

문)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이어가는 유훈통치를 유독 강조했다고요?

답) 네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1초도 지체하지 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무조건 최후까지 유훈을 수행하는 것이 나의 움직일 수 없는 결심”이라며 굳은 결의를 보였다고 합니다. 북한의 외교 전략이나 내부통치 모두 아버지 김정일이 생각했던 방식 그대로 따라가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 같은 유훈통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김 위원장이 사망 직전에 미-북 협상에서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대외노선에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지금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도 앞으로 대남정책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당 간부들 앞에서 “이명박 정권은 지능지수가 2메가바이트에 불과하고 정치적으로 무지하다”며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인민생활 개선을 최우선하겠다라고 밝힌 대목도 있다지요.

답) 네 김정은은 인민생활 향상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하면서 무엇보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절박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민생활 향상은 다단계적인 변화를 통해서 이뤄야 한다고 말해 급격한 변화를 동반하는 조치는 취하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역시 내부 체제 동요를 우려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북한 주민들의 생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한 체제 동요는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뜻이군요.

답) 네,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여겨 볼 대목이 있는데요. 김정은이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일인 태양절, 그러니까 4월 15일이지요, 이 태양절이 지나면 인민생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처럼 주민들에게 선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주민생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아지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거지요. 궁핍한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금방 탄로 날 텐데 기대감만 높여 놓았다가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은 또 생활이 힘들어서 나오는 주민의 불평과 국가체제에 대한 반감을 구분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생활고에 의한 불평불만을 국가제도에 대한 반감으로 규정해 법적으로 처분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는 어려운 생활에 대한 불평불만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