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는 ‘관리형’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한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관리형’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상황에 전환점이 마련됐다’며 ‘한국 정부가 종전의 대북 강경 자세에서 탈피해 보다 부드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사례로 한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올 1월 신년사에서 북한과 대화할 뜻을 밝힌 것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북한에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며 남북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이명박 대통령]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다 유화적인 쪽으로 대북정책을 선회한 배경에는 국내정치적 요인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는 4월에 총선거가 실시되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데 강경한 대북정책은 집권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지난 2011년 9월에 실시된 한국 내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적극적인 정책보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위기를 최소화하는 ‘관리정책’으로 선회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핵 활동 중단과 미국의 대북 영양 지원을 맞바꾸는 2.29 미-북 핵 합의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서울을 거쳐 워싱턴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경수로를 얻으려면 한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김정은 정권의 최대 고민은 경제난이라며, 북한은 자체적으로 경제난을 해결할 능력이 없는 만큼 핵 포기를 전제로 미국의 식량 지원 등 외부의 원조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김정은은 권력 장악을 위해 군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김정은이 과연 군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 문제와 관련된 양보를 할 수 있을지, 또 남북대화 테이블에 나올지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