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오길남 씨 가족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캐나다 의회에 상정됐습니다. 결의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 사안에 개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캐나다 하원 외교국제개발위원회는 25일 오길남 씨의 부인 신숙자 씨와 두 딸의 상황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본회의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의안은 지난 해 12월 하원 인권소위에서 표결 없이 채택됐었습니다.

결의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 사안에 개입해 신숙자 씨와 두 딸이 생존해 있을 경우 송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캐나다 정부가 한국과 독일 등 유엔 회원국들과 함께 신숙자 씨 모녀 석방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적의 오길남 씨는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5년 북한 정부의 교수직 제의에 속아 가족을 데리고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오 박사는 그러나 대남방송에 투입되고 유럽의 한국 유학생들을 포섭하라는 지시를 받자 크게 실망해 유럽에서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부인과 두 딸은 15호 요덕관리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의안은 캐나다 정부가 유엔 회원국들과 협력해 북한이 모든 정치범 관리소를 해체하고 수감자들을 석방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 인류가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담은 세계인권선언의 일부 조항들을 나열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위가 범죄인지 아닌지를 판별 받을 때 독립적이고 공평한 법정에서 공정하고 공개적인 심문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체포와 구금, 혹은 추방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결의안은 또 어느 누구도 고문이나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되며, 자기 나라 등 어떤 나라도 자유롭게 떠날 권리가 있고 돌아갈 권리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세계인권선언을 준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의안을 제출한 캐나다 법무장관 출신 어윈 코틀러 의원은 지난 해 12월 인권소위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신숙자 씨 모녀 석방을 위해 조속히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녹취: 코틀러 의원] “They are held in North Korea. We don’t know they are still alive..."

북한 관리소의 상황이 너무 잔혹하고, 신숙자 씨 모녀는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는 만큼 국제사회의 개입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결의안 지지 캠페인을 펼쳤던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대표는 25일 언론보도문에서, 결의안이 초당적 합의를 거쳤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의회의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행정부에 이행보고서 제출을 의무화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캐나다 정부가 신숙자 씨 문제에 보다 적극 개입하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하원 인권소위에서 신숙자 씨 관련 결의안과 함께 통과됐던 북한 정치범 관리소 해체 결의안은 의원들 사이에 일부 이견이 있어 문구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결의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관리소 내 반인도적 범죄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