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11일)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추대했습니다. 북한은 또 김정은 제1비서의 측근들을 당의 핵심 요직에 전면 배치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이 11일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1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는 내용으로 당 규약이 개정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개정된 당 규약에 따르면, 제1비서직을 신설해 1비서는 당의 수반으로 당을 대표하고, 노동당을 김일성과 김정일의 당으로 규정했습니다.

또 김정은 1비서의 영도를 명문화해 ‘현재의 지도자’로 명시하고, 당의 지도적 지침을 주체사상에서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바꿔 표현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잇는 혁명의 계승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당 권력 장악은 국가권력 승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번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은 체제의 공식 출범을 알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1비서가 2010년 9월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지 1년 7개월 만입니다.

북한은 또 당 대표자회에서 최룡해 차수를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룡해 차수가 군부 내 최고 직책인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김 1비서의 최측근인 최룡해 국장이 당과 군의 핵심 요직을 동시에 거머쥠으로써 리영호 군 총참모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북한 권력층 2세를 지도부에 입성시킴으로써 이들의 충성심을 유도해 체제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1950년생인 최룡해 국장은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차남으로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를 거쳐, 2010년 3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에 임명되며 김정은 체제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습니다.

또 김정은 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은 당 비서로,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은 당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사살상 후견인 역할을 해온 두 사람을 한 단계씩 진급시켜 친정체제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들이 김 1비서의 후견인으로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경제 분야 일꾼인 곽범기 전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노두철 내각 부총리,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위 부장으로 각각 임명한 점도 주목됩니다.

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체제 안정의 걸림돌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됩니다.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영철 교수입니다.

<N. Korean leader gets new political titles in key conference Act 01 EJK 04/12/12> [녹취: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영철 교수] “이번에 경제 관련 인사들이 정치국 후보위원을 비롯해 많이 올라왔는데 김정은 체제를 안착화시키려면 장기적으로 인민 생활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 분야에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뛰는 사람 뿐아니라 당적으로 보좌하는 사람들을 정치국에 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박도춘 당 비서, 현철해 인민무력부 1부부장, 김원홍 대장, 리명수 인민보안부장 등이 당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습니다.

또 김원홍 인민군 대장이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임명된 사실도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1945년생인 김원홍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인민군 보위사령부 사령관으로 일해오다 2010년 2월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임명된 뒤 김정은 제1비서의 군 부대 시찰을 수행해왔습니다.

국가보위부장 자리는 1987년 8월 리진수 사망 이후 20년 넘게 공석으로 비어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은 1비서의 측근을 중심으로 한 후견 세력들이 전면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