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서 내각 인사들의 서열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군부 인사들의 서열은 오히려 떨어졌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를 맡을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국가장의위원회를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김정은 동지, 김영남, 최영림 ……”

총 2백32명으로 구성된 이 명단의 순서는 북한의 권력서열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 루크 허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은 북한 지도부 변화의 단서를 제공하는 자료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명단을 지난 해 11월 사망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과 비교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위까지는 지난 3월과 6월에 해임된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과 홍석형 계획재정부장 두 사람이 제외된 것 외에 지난 해와 별다른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20위권 밖의 순위에서는 큰 변동이 있었습니다. 허만 연구원은 특히 지난 해와 비교할 때 내각이나 지방 관리들의 서열이 80-90 계단 씩 오른 반면, 많은 군 인사들의 서열이 20계단 이상 떨어진 것이 두드러진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해 1백20위에 그쳤던 전하철 내각 부총리는 88 단계 뛰어오른 32위를 기록했고, 홍인범 평안남도 당 비서도 지난 해 1백40위에서 이번에는 46위로 94단계나 상승했습니다.

반면 군 관련 인사인 김명국 작전부장은 지난 해 32위에서 이번에는 57위로 25단계 떨어졌고, 리명수 인민보안부장도 지난 해 보다 29단계 하락한 74위에 그쳤습니다.

허만 연구원은 전체 평균순위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뚜렷이 확인된다고 말했습니다. 내각 인사들의 평균순위는 지난 해 1백21위에서 올해는 33.5위로 대폭 상승한 반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인사들의 순위는 지난 해 32.5위에서 올해는 56.5위로 후퇴했습니다.

허만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는 북한이 앞으로 경제성장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징후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각이 정부 내에서 가장 개혁적인 전문 관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허만 연구원은 내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선언한 북한이 군사에서 경제로 초점을 전환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허만 연구원은 그로 인해 군부의 반발이 촉발될 것이라며, 과연 새 정권이 그 같은 반발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할 지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