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 시대, 화상으로 만나는 산타...안전하게 산타와 사진 찍기

2020.12.23 1: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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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 시대, 화상으로 만나는 산타...안전하게 산타와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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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오는 25일은 미국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마스입니다. 이날은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기독교 축일인데요. 또 아이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빨간색 옷을 입고, 흰 수염이 난 산타클로스, 즉 산타할아버지가 아이들 집에 몰래 찾아와 선물을 주고 간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산타할아버지와의 만남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 ‘징글링(JingleRing)’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화상으로 산타와 만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 시대, 화상으로 만나는 산타”

[현장음: 징글링]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의 모임이 힘들어진 요즘. 컴퓨터 화상으로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원격 교육이나 재택근무는 기본이고요. 인터넷 화상 연결 서비스인 ‘줌(Zoom)’을 통해 화상 결혼식도 하고, 젊은이들은 화상으로 술자리를 갖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산타할아버지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화상으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녹취: 월트 기어]

‘징글링(JingleRing)’의 최고경영자(CEO)인 월트 기어 씨는 사회적 거리를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산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됐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화상으로 산타를 만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징글링’이라고 했습니다.

징글링은 무엇보다 가족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산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화상 연결 서비스들과는 다르다고 새라 블랙맨 공동 창업자는 설명했는데요.

[녹취: 새라 블랙맨]

사이트에 연결하면 우선 다양한 산타 가족들과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산타가 짠~하고 등장해 흥을 더한다는 겁니다.

산타와의 화상 만남에 드는 비용은 25달러부터 시작하는데요. 실시간 대화와 사진찍기, 화상 내용 녹화 등이 제공되고요. 크리스마스 당일처럼 인기가 많은 시간엔 비용이 50달러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사용자들은 어떤 산타할아버지와 산타 할머니를 원하는지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요. 산타들이 구사하는 언어도 다양하고요. 산타들의 배경과 인종, 심지어 종교적 배경까지 고려해서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월트 기어]

게다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를 하는 산타도 만날 수 있고, 장애 아동들을 위한 서비스도 있다고 하는데요. 월트 CEO는 이렇게 각 가정의 필요와 개성에 맞춰주는 맞춤형 서비스는 징글링 만의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월트 기어]

월트 CEO는 뿐만 아니라 산타들이 아이들의 이름과 나이,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선물이 뭔지도 미리 다 알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준다고 했는데요. 부모들이 미리 산타에게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모들은 산타에게 자기 자녀를 위한 특별한 요청도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번 주에 네가 숙제를 하면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실 거야’ 이런 식으로 말해달라고 미리 산타에게 말해 놓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녹취: 디 싱클레어]

멋진 흑인 산타할아버지 배역을 하는 디 싱클레어 씨는 미국에선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와 만나 사진을 찍는 전통이 있지만, 언젠간 이렇게 화상으로 만날 날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다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생각보다 그 시점이 좀 더 일찍 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싱클레어 씨는 ‘진짜 흑인 산타(The Real Black Santa)’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하는 전문 산타 배우인데요. 크리스마스에 직접 사람들을 찾아가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 점도 있다고 했습니다.

[디 싱클레어]

집에 꾸며놓은 스튜디오에 편하게 앉아, 배경 화면도 여러 개 바꿔가며 다양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싱클레어 씨는 온라인 화상의 만남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실망하거나 덜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했는데요.

[녹취: 디 싱클레어]

비록 컴퓨터 화면으로 만나지만, 아이들은 실제로 산타를 만난 것처럼 신나서 어쩔 줄 모른다는 겁니다.

연말의 따스함과 기쁨이 넘치는 크리스마스 시즌은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가져다주는데요. 올해는 아이들이 컴퓨터 클릭 한 번으로 산타를 만나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됐습니다.

워싱턴 D.C.인근 한 쇼핑몰에 마련된 '산타와 사진찍기'공간에서 직원이 산타 앞에 세워진 투명 가림막을 소독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안전하게 산타와 사진 찍기”

미국인들의 크리스마스 전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산타와 사진 찍기입니다. 대형 쇼핑몰 같은 곳에 가면 산타할아버지 배역이

기다리고 있고, 아이들이 이들 산타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건데요. 가족의 개성을 담아낸 사진을 크리스마스카드로 활용하기도 하죠.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화상으로 산타를 만나는 서비스가 등장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방식의 산타와 사진 찍기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워싱턴 D.C. 인근 한 대형 상점에선 올해도 여전히 산타와 사진 찍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데요. 대신, 코로나 방역 조처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산타와 사진 찍기]

통나무집 앞에 썰매를 끄는 사슴모형이 서 있습니다. 빨간색 옷을 입은, 인상 좋은 산타할아버지는 그 옆에 앉아 있는데요. 멀리서 보기엔 예년에 보던 산타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 보면 많은 것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얼굴에 투명 안면 보호대를 하고 있고요. 또 아이들은 산타의 무릎 위가 아닌 산타 앞에 놓인 작은 단상에 앉아 사진을 찍는데요. 산타와 아이들 사이에도 투명 가림막이 처져 있습니다.

예년과 다른 산타와 사진 찍기이지만,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은 여전히 만족했는데요.

[녹취: 엄마들]

비록 코로나 사태 가운데 있긴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아이들이고, 또 크리스마스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엄마도 있었고, 예전처럼 산타할아버지 무릎 위에 앉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산타를 만나 함께 사진 찍을 수 있어 기쁘다는 엄마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진을 찍은 후 투명 가림막 뒤에 있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자신이 갖고 싶은 선물을 말하기도 했는데요. 안전을 위해 투명 아크릴 막을 세웠지만, 산타 역을 하는 단 레미 씨는 이것 때문에 어려움도 좀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단 레미]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소원을 말할 땐 주로 무릎 위에 앉아서 작게 소곤소곤 말하는데 올해는 막이 있다 보니 뭐라고 하는지 잘 못 들을 때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들 코로나 방역 지침을 아주 잘 지키고 있다고 했는데요.

투명막은 사진을 찍었을 때 보이지 않도록 빛 반사 방지처리가 돼 있고 또 매번 촬영이 끝날 때마다 소독해서 안전을 유지합니다.

현장을 찾은 아이들은 비록 마스크도 써야 하고 산타할아버지 무릎에 앉을 수도 없지만 별로 개의치 않은 듯했는데요.

[녹취: 아이들]

산타를 만나 기분이 최고라는 아이도 있었고, 선물을 많이 가져다주는 산타가 바로 여기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산타와 사진찍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의 매니저 로레타 머케이도 씨는 코로나 사태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전통 행사를 안 할 수는 없었다고 했는데요.

[녹취: 로레타 머케이도]

대신,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사람들 간 사회적 거리 두기도 준수하고,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의 체온도 재고, 매번 촬영 사이에 가림막을 소독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방역 수칙을 따르는 데 무리가 있는 대형 상점들은 올해 산타와 사진찍기 행사를 많이들 취소했는데요. 이렇듯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크리스마스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