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20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아동의 날’입니다. 국제사회는 해마다 이날을 기념하며 어린이들의 기본권리를 재조명하는데, 북한은 30년 전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지만, 뿌리 깊은 아동 인권침해로 매번 같은 내용의 권고를 반복해서 받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유엔이 지정한 11월 20일 연례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기본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행렬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건물들은 이날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색인 푸른빛으로 일제히 변신했습니다.

헨리에타 포어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총재와 데이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어린이들과 함께 트위터를 통해 어린이들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우리는 전에 없던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데이비드 사솔리 / 유럽의회 의장

“어린이들 수백만 명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헨리에타 포어 / 유니세프 총재

“매일 빈곤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엔은 1954년 11월 20일 처음 ‘세계 아동의 날’을 기념했고, 1959년 11월 20일에는 아동에 관한 구체적 권리를 10개로 정리한 유엔 아동권리선언이 채택됐습니다.

이어 1989년 11월 20일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됐는데, 역대 가장 많은 196개국이 비준을 해 각 국의 아동 상황을 개선하는 기반이 됐습니다.

북한도 30년 전인 1990년 이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거의 매번 같은 내용의 권고를 반복해서 받고 있습니다.

아동노동을 금지하고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며, 모든 형태의 아동폭력을 근절하며 아동에게 사형을 집행하지 말 것 등입니다.

래리 딩거 /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고문 (지난해 10월)

“미국은 여전히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 위험한 노동 환경 등 북한의 노동권 유린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어린이들을 동원하는 대규모 집단체조를 대표적인 아동 인권침해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해마다 발표하는 북한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어린이들이 공장이나 농장에 배치돼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영양 부족은 가장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유니세프는 최근 보고서에서 특히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는 어린이들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이행에 관한 가장 최근 심의가 열린 건 지난 2017년 9월입니다.

한대성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당시 심의에서 북한은 어린이들의 권리와 복지 보호와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관한 다음 심의가 열리는 내년 10월 20일, 약 5년 만에 국가 이행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