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조성길 대사대리 ‘한국 망명’…김정은 타격”

2020.10.7 8: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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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잠적했던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대사급 고위 인사의 한국 망명은 처음인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지난 2018년 11월,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부인과 함께 자취를 감췄었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가 북한 대사를 추방한 뒤 유럽 내 핵심 공관의 대사 역할을 했던 그는, 아버지와 장인 모두 대사를 지낸 북한 엘리트 집안 출신이어서 북한 내 고급 정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제사회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6일 복수의 정보 관계자들과 여당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사실을 확인하며 한국 당국이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고 한국 국정원은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1997년에는 이집트주재 장승길 대사 부부의 미국 망명 사례가 있긴 했지만, 북한의 대사급 고위 관리의 한국 망명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정권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전직 외교관 A 씨 (음성 변조)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 온 다음에 좀 큰 타격이 됐는데 조성길까지 오게 되면 일반 탈북자까지도 탈북을 막느라 그러는데 외교관들이 오는 것은 큰 심리적 타격이죠. 김정은이한테. 앞으로 더 철저히 단속하고 그럴 겁니다. 해외 공관들에 지시가 내려가고.” 

북한 전직 외교관인 A 씨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국에 망명한 북한의 외교관들은 북한 외무성 출신 6명에 무역 관련 10여 명, 보위부 서기실 파견 인사 10여 명 등 대략 25명이 한국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영국주재 북한 공사로 활동하다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조 대사대리 잠적 후 동료 탈북민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가 그의 가족의 안전과 한국행을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지난해 1월) 

“우리는 조성길 가족이 희망하는 경우 한국 정부가 안전한 한국행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줄 것을 요구한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지난해 1월 서울에서, 망명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로 조 전 대사대리 부부 역시 그런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이 뒤늦게 알려진 배경에는 북한에 있는 가족의 안전 때문에 그가 비공개를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당시 부모와 함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탈리아 외교부는 지난해 2월, 성명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잠적한 지 나흘 만에 딸이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통보를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에 대해 6일 현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