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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한국전 참전 용사의 ‘마지막 엽서’


[VOA 뉴스] 한국전 참전 용사의 ‘마지막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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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이 발발된 지 오늘로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유엔사령부는 이름도 낯설었던 머나먼 땅 한국의 자유를 지키다 숨져간 전 세계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모아 일부를 공개했는데, 가족에게 전해졌던 안타까운 전사 통지서를 비롯해 포로로 지낸 2년여 참혹했던 생활 등 한국전쟁의 여러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한반도에서 밀고 밀리는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던 1951년 겨울.

캐나다 제1 패트리샤 공주 경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케네스 노튼 이병의 가족에게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1951년 11월 7일 자 전보에는 노튼 이병이 이틀 전인 5일 전사했다는 내용이 선명하게 적혔습니다.

노튼 이병은 전사하기 전 그렇게 아끼던 여동생에게 엽서를 보내 ‘답장하지 않으면 화낼 거야’라는 장난기 섞인 농담으로 가족들을 안심시켰었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된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사망 전보를 받은 노튼 이병의 어머니는 가슴에 한을 맺은 채 2년 뒤 세상을 떠났고, 아들과 아내를 잃은 아버지도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유엔사에 사연을 제공한 밀리 여사는 회상했습니다.

19살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토미 클로 씨.

영국 육군 산하 왕립 포병 제170독립박격포대 소속이었던 클로 씨는 글로스터 고지 전투 이른바 임진강 전투에서 3일 동안 벌였던 중공군과의 치열했던 전투를 생생하게 기억했습니다.

당시 중공군에 포위돼 동료 59명이 사망했고, 클로 씨 등 526명이 붙잡혀 포로수용소까지 6백 마일을 걸어갔으며 그 과정에서 중공군은 중상자들을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우 34명은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며 참상을 전한 클로 씨는 생환 뒤 지금까지 한국전의 경험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전에서 무사히 생환해 약혼자와의 약속을 지킨 유엔 파견 네덜란드대대 소속 쿠스 하이쿱 씨의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하이쿱 씨의 딸 폴린 여사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두 사람이 한국전 동안 주고받았던 수백 통의 편지를 뒤늦게 발견했다며 편지 뭉치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유엔사령부는 현재까지 한국전쟁의 대표적 고지전인 ‘펀치볼 전투’에서 미국 육군 로버트 패럿 중사의 사연 등 모두 27건의 사연이 도착했다면서 오는 9월까지 한국전쟁 참전 사연 공모를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사령부는 한국전 당시 전 세계에서 참전한 각국 군부대들을 지휘하기 위해 창설돼 현재까지 한반도 정전 체제 관리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유엔사령부는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한국전쟁이 더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반드시 ‘기억되는 전쟁’으로 바꾸는 것이 사연 공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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