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이 크게 줄었는데, 특히 중국의 물품을 대신 생산해 넘기는 ‘역외가공’ 무역의 감소폭은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공장의 가동이 멈췄을 가능성과 함께 이로 인해 북한 내 실업률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중국 해관총서가 공개한 지난 3월과 4월 북한의 대중국 수출에서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이 차지하는 액수는 57만3천 달러 규모입니다.

이 기간 북한의 전체 대중국 수출액이 약 282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두 달간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수출 형태 가운데 ‘국경무역’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북한의 중국 수출 ‘역외가공’은 지난해 40%를 차지해 가장 큰 수출 형태로 기록됐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 등의 여파로 다른 무역형태보다 더 큰 감소폭을 보인 겁니다.

역외가공은 중국이 북한 같은 다른 나라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 물품을 다시 중국으로 옮기는 형태의 무역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 대북 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비제재 품목인 손목시계와 가발, 신발 등의 중국 수출을 크게 늘려왔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역외가공 수출의 급감은 북한 내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이곳(미국)과 달리 북한에는 실업보험이 없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은) 의지할 곳이 없어졌을 것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북중 접경 지역 내 중국 공장들도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에도 주목하면서 중국에서 일을 하던 북한 노동자들도 실직 상태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코로나 사태로 인한 교역 감축과 실업률 증가, 또 외화난까지 가중되면서 북한의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