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랜선 아빠’ 생활의 지혜...코로나로 돌아온 자동차 극장

2020.9.21 11: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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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랜선 아빠’ 생활의 지혜...코로나로 돌아온 자동차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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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요즘은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 또는 지식을 공유하거나 아니면 누구보다 많이 먹는, 일명 먹방 실력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기도 하는데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세상에 아빠가 필요한 모든 사람을 위한 영상을 제작해 큰 사랑을 받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과연 어떤 아빠이기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아빠로 따르고 있는 걸까요? 

유튜버 롭 케니 씨가 '어떻게 해요, 아빠?' 채널에서 넥타이 매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생활의 지혜를 전하는 온라인 아빠”

[현장음: 어떻게 해요, 아빠 영상]

한 중년의 남성이 와이셔츠 다리는 법을 시연해 보입니다. 얼굴 면도하는 법도 가르쳐주고요. 바람 빠진 타이어를 어떻게 가는 지도 설명하고 있는데요. 

자상한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로 인터넷 가상 자녀들을 찾아가는 이 남성은 바로 롭 케니 씨입니다. 미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케니 씨는 ‘어떻게 해요, 아빠? (Dad, How Do I?)’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케니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동영상 제작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케니 씨는 10대부터 아버지가 없이 자랐기 때문에 아버지의 지혜와 조언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습니다. 

[녹취: 롭 케니]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이 훨씬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건데요. 세상엔 아버지가 필요한 사람이 참 많았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케니 씨는 그저 몇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동영상을 하나, 둘 올렸는데 어느 순간 동영상을 챙겨보는 구독자가 1천 명이 되고, 1만 명이 됐고, 현재 케니 씨의 동영상 채널 구독자는 260만 명이 넘습니다.

케니 씨 본인은 정작 자신이 자랄 땐 인터넷도 없었고, 물어볼 아빠도 없었다고 합니다. 14살 때, 아버지는 어머니와 여덟 자녀를 남겨두고 집을 떠나버렸고, 이후 어머니는 알코올중독에 빠져 자녀 양육권을 잃었다고 하는데요. 결국엔 나이가 많은 형, 누나가 부모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돌보았다고 합니다. 

[현장음: 넥타이 매는 법]

케니 씨는 동영상으로 공구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심지어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는데요. 가장 인기가 있는 영상은 바로 넥타이 매는 법이라고 합니다. 

[녹취: 롭 케니]

케니 씨는 20살 때, 같은 방을 쓰는 친구한테 넥타이 매는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요. 이것 외에도 아빠로서 가르쳐 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영상에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이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자기 아들과 딸에게는 자상한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는 케니 씨. 처음엔 자기 자녀들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수천 개씩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케니 씨 채널 구독자인 루비 아헨코라 씨는 자신도 중년의 여성이기 때문에 케니 씨를 ‘인터넷 오빠 아빠’로 부르며 영상을 챙겨본다고 했는데요.

[녹취: 루비 아헨코라]

케니 씨 영상을 보면 따뜻한 아빠의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좋다는 겁니다. 루비 씨는 또 영상을 본 이후로 넥타이 매는 법도 배웠고, 화장실 세면대 막힌 것도 뚫을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케니 씨의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어린아이부터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중년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녹취: 롭 케니]

케니 씨는 넥타이 매는 법을 보고 사람들이 울었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아버지가 없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구독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롭 케니]

14살 때 아버지가 떠나면서 미래가 막막했다는 케니 씨. 하지만 시간은 흘러 금세 20살 성인이 됐다며, 어려움이 있어도 언젠가는 끝이 있고 더 좋은 시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사람들에게 전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유튜브 제작은 한동안 이어가고 싶다는 케니 씨. 이제는 두 자녀가 아닌 수백만 명의 아빠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녹취: 롭 케니]

여러분을 사랑하고,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축복한다는 케니 씨의 영상 마지막 인사말에는 아빠의 지혜와 사랑 그리고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주 스티븐스시티에 위치한 자동차 극장에서 사람들이 간이의자를 펴고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코로나 사태로 돌아온 자동차 극장의 인기”  

차를 탄 채 너른 공터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동차 극장은 1960년대 중반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첨단 시설을 갖춘 복합 영화관 등이 등장하면서 자동차 극장은 거의 다 사라지다시피 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실내 활동이 제한을 받게 된 이후 자동차 극장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금은 바이러스 확산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몇 달씩 문을 닫았던 실내 극장이 대부분 문을 열기는 했지만, 그래도 더 안전하고 쾌적하며, 무엇보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야외 자동차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장음: 자동차 극장]

미국 버지니아주 스티븐스시티에 위치한 자동차 극장, 입구부터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녹취: 관람객들]

어릴 때 자동차 극장을 많이 찾았다는 이 관객은 수년 만에 다시 자동차 극장에 왔다며, 옛날에 즐거웠던 경험을 다시금 누려보고 싶다고 했고요. 

[녹취: 관람객들]

무엇보다 야외여서 좋고 또 화면도 일반 극장보다 훨씬 더 크다 보니 자동차 극장에서는 영화를 보는 재미가 크다고 말하는 관객도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너른 주차장 같은 공터가 나오는데요. 거기다 차를 세워놓고 차 안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요. 차 밖에 간이 의자를 펼쳐 놓고 간식을 먹으며, 마치 소풍을 온 듯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미국에 자동차 극장이 수천 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300여 개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극장은 지금까지 지역의 명소로 남아있기도 한데요. 

[녹취: 영화 관객]

영화를 보러온 이 관객은 자동차 극장은 이 지역의 상징과 같은 곳이라며, 영화를 보는 것 자체도 좋지만, 자동차 극장만이 주는 분위기도 참 좋다고 했습니다. 

자동차 극장에서도 코로나 방역 지침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켜지고 있는데요. 자동차 안에 있을 때는 물론 야외에서 관람  때도 약 2m의 거리를 지켜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달라진 것이 하나 더 있다면, 자동차 안에서 FM 주파수를 맞춰야 영화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데요. 자동차 극장 곳곳에 세워져 있는 스피커는 사용할 수 없다고 극장 관리인인 짐 콥 씨는 설명했습니다. 

[녹취: 짐 콥]

원래는 일정 간격으로 세워놓은 스피커에 차를 연결해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여러 사람이 와서 스피커를 만지고 또 선을 연결하다 보면 바이러스가 퍼지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스피커를 비닐로 다 씌워놓았다고 했습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자동차 극장. 일반 극장이 다시 문을 열고, 온라인에서도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하기 시작했지만,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는 야외 자동차 극장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