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홈베이킹 인기...돌아온 자전거 유행

2020.6.9 5: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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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홈베이킹 인기...돌아온 자전거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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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새로운 유행이 일고 있습니다. 새로운 유행이라기보다는, 분주한 도시 생활 가운데 잠시 주춤했던 과거의 유행이 다시금 부활했다고 해야 할 텐데요. 그중에 하나가 바로 ‘베이킹(baking)’이라고 부르는 빵 굽기입니다. 집에만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미국인들이 달콤한 빵 굽기에 푹 빠졌다고 하네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온라인 제빵 강좌 모습.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홈베이킹 유행”

코로나 사태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외식을 즐기던 미국인들이 집에서 요리를 해 먹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선 각종 조리법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요리법이 있으니, 다름 아닌 쿠키와 케이크, 머핀과 같은 달콤한 빵 종류라고 하네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조지 베이커 씨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려 수천 개에 달하는 베이킹 관련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로 천연발효종(sourdough starter)부터 밀가루 구매법까지 제빵 관련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조지 씨는 이렇게 빵을 굽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셜 미디어에 제빵 교육 영상들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고수들의 비법도 찾아보는 한편, 제빵 관련 제품도 많이 구매하고 있는데요. 온라인 상점에서는 빵 만드는 기계와 북한에서도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와플’ 만드는 기계 주문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제빵 재료 업체인 ‘킹아서 밀가루(King Arthur Four)’의 마틴 필립 씨는 제빵에 들어가는 재료 공급도 빠듯하다고 하네요.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하루 24시간, 쉬는 날도 없이 제분소가 돌아간다는 겁니다. 곡물도 충분하고 제분소도 넉넉한 양을 만들어 내지만, 문제는 식료품점의 선반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건데요. 코로나 사태로 식료품점들이 영업 축소에 들어가면서 직원이 줄었고, 또 공급망에서도 인력이 빠지면서 소비자들이 밀가루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야 할 때, 빵을 굽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데요. 미시간대학의 미셸 리바 정신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걱정이 많을 때 사람들은 위안 삼아 빵을 굽곤 한다고 했습니다. 

제빵은 소일거리가 되고, 뭔가 창의성도 발휘할 수 있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도 만날 수 없는 이때, 빵 만들기야말로 인터넷 사회관계망에서 사람들과 소통 주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음식 관련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비비앤 리 씨는 음식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요. 요리를 통해 고향의 맛을 느낀다는 거죠. 특히 달콤한 빵이나 과자를 디저트로 챙겨 먹는 미국인들에겐 제빵이 삶의 일부이기도 한데요. 

한때 미국에선 ‘웰빙(well-being)’ 이라고 해서 맛보다는 몸을 생각한 야채 주스나 씨앗을 이용한 건강 요리가 인기였지만,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이제는 바나나 빵, 초콜릿 과자 같은 달콤한 빵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뉴욕 시내에서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세워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없어서 못 사는 자전거”  

코로나 사태로 돌아온 유행이 또 있다면, 바로 자전거 타기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스포츠 활동을 못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자전거가 인기를 끌게 된 거죠.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에 가보면 자전거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는데요. 늘 많은 차로 붐비는 도로와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은 텅 비어있는 대신, 자전거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뉴욕의 자전거 가게도 바빠졌습니다. 

‘바이크 익스프레스(Bike Express)’라는 자전거 가게의 관리인 유고 콘스마 씨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늘 보던 손님들 말고 처음 보는 얼굴도 많다고 했습니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 창고에 처박아뒀던 자전거를 다시 꺼내오기 시작한다는 건데요. 도로에 차량은 줄고, 또 사람들 간에는 서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딨겠냐며 흐뭇해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비용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뉴욕의 비싼 주차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요. 혹시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고 해도 뉴욕에 자전거 가게가 많기 때문에 고치는 것도 문제없습니다. 

여전히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하철 안에는 서로 간의 약 2m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판이 붙어있는데요.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외출도 제한되다 보니 지하철 안은 특별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휑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로 생활이 바뀌었다고 했는데요. 

자전거를 타면서 좀 더 여유로워졌다는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했고요. 

3월 중순부터 지하철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며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했습니다. 

자전거는 이동 수단으로뿐 아니라 운동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자택대기령으로 집에만 있게 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일종의 탈출구가 자전거라고 ‘리버티 자전거’ 가게의 프레드 히달고 씨는 말했습니다. 

집 안에만 있으면서 사람들이 일종의 공포심을 느꼈다는 건데요. 4월 말부터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있지만, ‘짐(gym)’이라고 부르는 체력 단련소 등이 문을 닫으면서 운동을 할 길이 막혔는데, 자전거가 바로 유일한 운동 수단이 됐다는 거죠.

특히 학교들도 문을 닫으면서 동네마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집에만 있게 된 아이들이 취미나 운동 삼아 자전거를 많이 타면서 요즘은 어른 자전거는 물론, 어린이 자전거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일부 업체에선 코로나바이러스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자전거 대여를 하고 있기도 한데요. 

자전거 대여업체인 ‘팬시애플 자전거(Fancy Apple Bike)’ 가게는 코로나 사태로 다른 주에서 온 간호사 고객들이 있다며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을 위해 가격 할인을 해주고 있다는데요. 시민들을 돕는 의료진을 위해,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늘 꽉 막힌 도로, 넘치는 차량과 인파로 넘치던 뉴욕의 거리는 이제 자전거가 오가는, 여유 있는 거리로 바뀌었는데요. 지금처럼 자전거의 인기가 계속된다면,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뉴욕의 모습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