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 구석 미국이야기] 버지니아 위구르 학교...200주년 맞은 국립식물원

2020.3.17 오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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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구석 미국이야기] 버지니아 위구르 학교...200주년 맞은 국립식물원
방송 시작 시간 오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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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주말마다 특별한 학교들이 많이 열립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자녀들에게 모국어와 전통문화 등을 전수하기 위해 일요일 한국 학교, 중국 학교  이런 식으로 주말 학교를 여는 건데요. 워싱턴 D.C. 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는 일요일 위구르 학교가 열리고 있습니다.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 자치구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인데요.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을 강제 수용소에 가둬 이슬람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죠. 과연 미국에 있는 위구르 학교는 어떤 분위기일까요?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위치한 위구르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버지니아에서 배우는 위구르 문화와 언어, 위구르 학교”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있는 ‘애나케어(Ana Care and Education)’ 학원은 일요일에도 아침부터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매주 일요일 위구르족의 문화와 언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일요 위구르 학교’ 프로그램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미국 최초의 위구르 학교이기도 한 페어팩스 일요일 위구르 학교에선 위구르어 수업 외에 전통춤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리야 카시개리 씨는 이 학교의 공동 설립자이자 교장입니다.  

“우리 일요 위구르 학교에서는 현재 총 8명의 교사가 80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 수는 학기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 되기도 하고 적을 때는 70명 정도 되기도 하고요. 보통 100명 안 선을 유지합니다.” 

카시개리 교장은 1999년에 미국에 왔습니다.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은 카시개리 교장은 2017년, 딸과 함께 위구르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를 열었습니다. 중국 당국이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가운데 위구르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하네요. 

“중국 당국은 위구르 책과 교재를 다 불태워 버렸습니다.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위구르어를 전혀 가르치지 못 하게 했고요. 학교에선 중국어 수업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학교뿐 아니라 위구르 인들이 아예 위구르어를 사용하지 못 하도록 한다고 해요. 현지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닙니다. 우리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거의 다 잃어버리게 됐어요.” 

일요 위구르 학교에서는 위구르어를 초급, 중급, 고급 이렇게 3단계로 나눠 가르치는데요. 투마리스 알마스 씨는 고급 위구르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신장 지구에서 위구르어 말살 정책을 펴면서 우리 고유의 언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잖아요. 따라서 우리 학교는 위구르 후손들이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계승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자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초급반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대부분인 반면, 고급반에는 중고등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했는데요. 이들 고급반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언어를 배우면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후손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학생도 있었고요. 언어뿐 아니라 이슬람 수업도 함께 듣는다는 이 학생은 종교를 배움으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어머니가 쓰시는 언어와 어머니의 뿌리에 대해 더 알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카시개리 교장은 학생들의 말처럼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를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리야 카시개리]  “위구르족 문화의 중심은 춤과 노래에 있습니다. 어느 민족이든, 또 어떤 사회든 여성은 어릴 때부터 춤을 배우고 남성들은 노래나 악기를 배우기 마련이죠.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서요. 우리 학교에서도 노래와 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르칩니다.”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라는 국제 인권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 신장 지방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위구르 출신 미국인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카시개리 교장은 위구르 학교의 문을 연 이후, 고향의 형제자매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했습니다.  

[녹취: 서리야 카시개리] “네, 저도 두렵습니다. 걱정도 되고요. 항상 모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 생각을 해요. 하지만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위구르 학교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운영할 겁니다.” 

카시개리 교장은 몸은 비록 미국에 와 있지만, 자신의 뿌리인 위구르의 전통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식물원.

“두 번째 이야기, 200주년 맞은 국립식물원”   

워싱턴 D.C.에는 도심 속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의사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보태닉가든(U.S. Botanic Garden), 즉 국립식물원인데요. 1820년 미 연방 의회가 세운 국립식물원이 올해로 200주년을 맞았습니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답게, 국립식물원엔 꽃과 나무 그리고 역사가 살아 숨 쉽니다. 들어가는 순간,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 국립식물원은 워싱턴 D.C.의 바쁜 직장인들에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녹취: 애나 파브로바] “마치 도시 속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이에요. 단 5분이라도 복잡한 일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의회 건물 바로 옆이자, 역사적인 건물들이 모여있는 내셔널몰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식물원엔 온실과 야외 정원에서 총 6만5천여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요. 무려 165년 이상 된 것도 있습니다.  

실내 온실에는 식물의 특징에 따라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을 달리한 여러 방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지난 200년간, 국립식물원은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식물들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고 사하라 문 차포틴 국립식물원장은 설명했습니다.  

[녹취: 사하라 문 차포틴] “우리 식물원은 사람들에게 식물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 경험이 없고 우리가 먹는 식물이 어디서 온 것인지 잘 모르는 도시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학습의 공간이 되고 있어요.” 

국립식물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전시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에서 온 4천여 점에 달하는 난초 특별전입니다. 매년 봄, 난초 전시 기간이 되면 꽃봉오리를 터뜨린 난초들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는데요. 이 중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것들도 있습니다.  

또 매년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식물성 재료로 만들 건축 모형들 사이로 장난감 기차가 다니는 크리스마스 특별 전시가 열리는데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고 좋아하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200주년을 맞아 “깊은 뿌리, 뻗어가는 가지”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200주년 전시관에서는 1830년대 미국 정부가 보낸 탐사 원정대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원정대가 수집해 돌아온 식물 표본들은 초기 국립식물원의 토대가 됐고, 일부는 아직도 남아 전시되고 있습니다. 

샤포틴 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방문객들이 이런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는데요. 

[녹취: 사하라 문 차포틴] “이번 전시를 통해 식물들을 감상하고,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며, 식물들이 우리 일상의 삶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를 방문객들이 배우고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립식물원은 1년 내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요. 200년간 미국인의 큰 사랑을 받으며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는 국립식물원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귀중한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