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북한 당국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혐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에는 이 사건 관련 정보를 유가족에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외교부는 북한군에 의한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질의 서한을 지난 17일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를 통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 답변을 요청하는 이 서한에는,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유가족들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도 이 사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슷한 취지의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답변서를 작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 국방부도 1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로부터 관련 서한을 전달받았다면서, 관련 법률을 기초로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요청한 사항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앞서 지난달 23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 화상회의에서 북한인권상황을 보고하면서, 이 사건이 민간인을 자의적으로 사살한 것으로 보이며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지난달 23일)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자의적 살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살 공무원의 유족 측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국가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피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주관적일 수 있는 판단 결과만을 믿으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유족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엄태섭 / 변호사, 피살 공무원 유족 대리인

“국방부 외교부 해경 그리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전부 다 유가족 측에서 요청했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군사기밀이라든가 국가정보 문제로 공개를 다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 점에 대해 공히 문제의식을 갖고 유엔 측에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공개를 할 것이라는 취지로 한국 정부 측에 서한을 보낸거죠.”

한국과 북한은 지난 9월 21일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이튿날인 22일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한국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의 자진월북 여부와 북한군의 시신 소각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조사 내용을 내놨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북한에 공동 조사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