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한국에 빚 1조 원…상환 요구 무응답”

2020.10.14 3:02 오전
삽입하기
방송 시작 시간
This program has ended and is being processed for playback.

역대 한국 정부가 북한에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차관 규모가 1조 원, 미화로 약 9억 달러가 넘지만, 북한은 한국의 거듭된 상환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보다 분명한 요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이 북한에 제공한 차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부터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8년까지 약 1조 700억 원, 미화로 약 9억 3천 3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조태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대북 식량 차관이 7억 2천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철도와 도로 연결 자재 장비 차관이 1억 3천 290만 달러, 경공업 원자재 차관이 8천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은 이 가운데 경공업 원자재 차관에 대해서만 지난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240만 달러 약 27억 5천만 원 규모의 아연괴로 일부 현물 상환하는 데 그쳤습니다.  

따라서 아직 상환기한이 되지 않은 자재 장비 차관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당장 한국에 갚아야 할 상환액은 원금만 약 7억 9천 800만 달러, 한국 돈9천 억 원이 넘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남북협력기금 수탁기관인 수출입은행을 통해 경공업 원자재 차관에 대해 27건, 식량차관에 대해서는 35건 등 총 62차례에 걸쳐 차관 상환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까지도 북한에 상환을 독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입은행 중국 베이징사무소가 평양 조선무역은행 총재 앞으로 팩스와 우편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의 상환 촉구 공문에 단 한 번도 회신하지 않았습니다.  

조태용 국민의 힘 국회의원은 VOA에 북한이 기존 채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남북 간 철도 도로 연결 사업에 합의하고 2018년 말 착공식까지 연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제난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입은행 차원이 아닌 통일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태용 / 국민의 힘 국회의원 

“아무리 남북간이지만 북한도 답을 안하고 있잖아요. 존재 자체를 인정 안하는 건데 그건 안됩니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고 부채 존재를 인정하고 두 번째는 당장 갚을 수 없다면 재조정을 해서라도 갚는 계획을 만들어 조금씩이라도 받아야 합니다.” 

통일부는 조 의원에게 보낸 서면 자료에서 현재 연체된 대북 차관 원리금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재판상 청구와 집행, 보전 등 채권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지만 계속 상환을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이 무기 개발에 돈을 투자하면서 차관을 갚지 않는 것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박사 

“이번 열병식을 보면 전략무기인 신형 ICBM, SLBM뿐만 아니라 탱크, 자주포, 장갑차, 방사포, 개인 장구류까지 상당히 많은 돈을 북한군 현대화에 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차관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는 것도 모순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박사도 한국 정부의 바람처럼 향후 남북경협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악성 채무자에게 또 돈을 빌려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한국 내에서 또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