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에 ‘의료 인력 파견’ 법안…‘강제성’ 논란”

2020.9.2 3: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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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회에서 북한에 긴급재난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의료인력을 파견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의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 관계 개선 취지의 법안이지만, 의료계에서는 강제성을 지적하는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정찬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증진 법률안 개정안’에는 북한에 재난이 발생할 경우 한국 정부가 의료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에 지원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보건의료인력과 의료장비 등의 긴급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과 재난 구조구호 활동 단체에도 대통령령에 따라 지도 감독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발의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재난 관리 책임기관이 비축·관리해야 하는 장비·물자·시설에 인력이 포함되자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의료계에서는 의료진을 강제로 재난관리 자원으로 편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황준규 /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임의 

“저는 한국 의사의 인권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을 공공재인 다른 물품들과 함께 인력을 집어넣어서 공공재로서 사용을 하겠다는 법안이 예고가 돼 있고요.” 

대한의사협회의 이필수 부회장은 정부가 의사를 함부로 가져다 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의사가 공공재라면 공공의료를 시행하는 다른 나라처럼 의사가 되기까지의 모든 학비와 수련비용 등을 나라에서 지원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지원책 없이 필요시에만 공공재가 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고 뉴데일리가 보도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신현영 의원은 1일 국회에서 해당 법안은 이전 국회에서도 발의됐던 법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강제로 의료진을 파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며 강제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수정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의료인 지원이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의 연장선에 있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인영 / 한국 통일부 장관 

“강제적 방식의 보건의료협력이 가능한 건지 이런 측면들을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보건의료협력 이 차원의 연장선에 있다면 뭐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전문가들은 의료인 지원은 강제성이 아니라 자발성에 기초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발성에 기초해야 되는 거죠. 서독지역의 (의료)전문가나 관료들을 동독지역에 파견했을 때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을 했었어요.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에 의해서 자원에 의해서 파견을 했고 인센티브와 보상이 이뤄졌던 전례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의료지원 법안을 놓고도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정찬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