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북한의 주요 공안 기관 2곳에 대해 처음으로 독자적인 제재 대상으로 정하고, 이들이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발생한 끔직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기관을 포함한 영국의 제재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번 제재가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7일 영국 하원에서 영국의 첫 독자적 인권 제재법인 ‘세계 인권 제재 법규 2020’을 발표했습니다.

라브 장관은 이어 이 법을 통해 전 세계 가장 최악의 인권 유린에 연루된 개인과 기관을 제재할 것이라면서, 인권 침해와 유린에 가담한 제재 대상으로 북한과 러시아, 미얀마, 사우디아라비아 등 4개 국가의 개인 47명과 기관 2곳을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암살과 비사법적 살인, 고문을 비롯해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대우와 처벌, 노예 제도와 강제 노역 등 3가지 주요 인권 유린에 관해 영국이 독자 제재를 가한 것입니다.

특히 북한은 4개 국가 중 기관이 제재 대상에 오른 유일한 국가로 국가보위성 7국과 인민보안성 교화국 2곳이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라브 장관은 제재 대상 기관 2곳 모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난 끔찍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도미니크 라브 / 영국 외무장관

“북한의 비참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일어나는 노예화와 고문 살인에 책임이 있는 2개의 기관도 포함됐는데 이 기관들에 의해 지난 50년간 수십만 명의 수감자가 끔찍하게 죽어 나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브 장관은 또 이번 제재 조치는 독재정권 등 인권 유린의 책임자들에게 강력하고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 정부는 이처럼 심각한 인권 침해에 연루된 제재 대상자들에게 영국 은행을 통한 자금 송금과 관할권 내 수익 창출 활동 금지 등 강력한 법적 경제적 제재 조치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도미니크 라브 / 영국 외무장관

“이번 제재 조치로 심각한 인권 침해에 연루된 제재 대상자들에게 입국 제한 등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라브 장관은 또 이같은 표적 제재는 제3국 공조가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간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 등 주요 동맹국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6일 마이크 폼페오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 체제는 미국과 영국 두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국제 인권 체제가 세계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증진할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경제적 수단을 영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연루된 모든 이들의 미국과 국제 금융체계 접근을 거부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동맹국, 동반국들과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