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청소년 ‘흡연’ 심각…‘담배’ 뇌물 만연”

2020.6.2 2:58 오전
퍼가기
방송 시작 시간
방송이 끝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청소년 흡연 예방을 강조했는데, 북한 청소년들의 흡연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담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없어 북한에서는 건강을 해치는 담배가 뇌물로 사용되는 일이 만연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매년 전 세계에서 흡연으로 사망하는 8백 만 명을 대체하기 위해 담배업체들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겨냥하고 있다며, 경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WHO와 전문가들은 15세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이 25세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보다 60세에 폐암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고, 우울증을 유발하며 평균 2.5cm  키가 덜 자라는 등 조기 흡연은 인체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WHO는 세계 흡연자 수가 13억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80%가 저·중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HO는 지난해 발표한 세계 흡연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의 흡연율이 2002년에 59.9%, 2006년 54.8%, 2017년 46.1%로 감소 추세라고 밝혔지만,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 북한 내 흡연 실태를 책으로 펴낸 한국 동아대의 강동완 교수는 경제 규모가 북한보다 50배 가까이 큰 한국 내에 담배가 50종인 반면 북한은 200여 종류에 달한다며 북한에서 담배는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청소년 흡연 실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북한도 나름 금연 캠페인을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처럼 체계적인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동완 / 한국 동아대 교수  

“제가 북중 국경에서 찍은 담배 피우는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의 사진이 있거든요. 저희는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했더니 탈북민들은 뭐 그 정도 같고 그러냐. 아이들 담배 피우는 거 당연하지, 그렇게 얘기할 정도입니다.” 

북한 대외업체 지배인 출신 켄 씨는 고등학교 남학생들은 거의 다 흡연자로 보면 될 정도로 북한 청소년들의 흡연이 만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켄 씨 / 탈북민, 북한 대외업체 지배인 출신 

“일단 북한은 일반 서민이 놀러 갈 데가 없어요. 돈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그저 담배를 피우는 것을 낙으로 생각하죠. 또 담배를 안 피우는 남자들도 군대에 가면 다 배우게 돼 있어요. 자동으로. 너무 힘드니까 담배밖에 자기 마음을 달랠 데가 없는 거예요.” 

담배는 북한의 각계각층에 만연된 뇌물의 최대 필수품이기 때문에 부정부패를 근절하지 않으면 금연운동은 다른 정치 구호처럼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강동완 / 한국 동아대 교수  

“북한사회에서 담배는 곧 뇌물입니다. 뭘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배 한 갑이라도 줘야 뭘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그래서 흡연율도 높지만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담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WHO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은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담배 세금을 올리고 끔찍한 암 경고를 담뱃갑에 넣는 등의 실질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며, 금연정책은 10점 만점 기준에 절반인 5점을 부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