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죽기 전에 아들 보게 해 주세요”

2019.8.30 7: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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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은 유엔이 정한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입니다. 북한은 한국 등 다른 나라 국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함으로써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를 초래했는데, 북한에 납치된 아들을 42년째 기다리는 노모의 이야기를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납북한 가족 모임 회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납북 피해자 송환과 생사 확인을 촉구했던 지난 5월 집회입니다.
 
올해 88살인 김태옥 어머니는 죽기 전에 42년 전 북한에 납치된 아들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며 정부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김태옥 / 납북자 이민교 어머니
“몇 십 년씩 이렇게 자식을 잃어버리고 사는데 어떻게 우리 한국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어요. 얼른 하루 속히 절차를 밟아서 만나게 해 주세요.”
 
아들인 이민교 씨는 1977년 8월 11일 전라남도 신안군 홍도해수욕장에서 친구와 함께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됐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들은 친구들과 함께 인천 송도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들이 북한에 납치됐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국을 돌며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실종된 지 20년이 지난 1997년 한국 정보기관을 통해 아들이 북한에 납치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습니다.
 
이후 당국에 체포된 북한의 간첩을 만나서 아들이 평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들을 한 번도 직접 만나거나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큰 기대를 걸었지만, 여전히 아무런 진전이 없어 실망하고 있습니다.
 
김태옥 / 납북자 이민교 어머니
“나도 나이가 많아서 얼마 못 살 것 같으니까 얼른 만나게 해 주시오.” 
 
유엔은 2010년 12월 채택한 결의를 통해 매년 8월30일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1950년 이후 다른 나라 국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함으로써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COI는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의 피해자가 어린이를 포함해 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