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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사 유입에 코로나 방역 강화"...전문가들 "코로나는 비말·접촉 전파"


지난 2016년 3월 인천시 백령도 끝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령도가 황사에 뒤덮여 있다.
지난 2016년 3월 인천시 백령도 끝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령도가 황사에 뒤덮여 있다.

중국 내륙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황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황사가 이론적으로는 바이러스를 운반할 수 있지만, 전염을 일으키기에는 농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는 기본적으로 비말과 접촉 전파로 확산된다는 의견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올 가을 첫 황사가 이번 주 한반도에서 발생했습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황사에 대한 주의를 거듭 강조했죠?

기자) 예.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한반도로 불어온 황사에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에 경계를 높였습니다. 21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기상수문국이 알리는 소식’을 들어보시죠.

[녹취:조선중앙 TV] “황사나 미세먼지에는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비롯한 유해물질들과 공기 중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성 미생물들도 섞여 있을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2일 코로나바이러스가 황사에 묻어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계속 전파되는 현 실태와 공기 등에 의해서도 악성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다는 자료에 비춰볼 때, 황사 현상을 각성있게 대하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최근에는 비상방역 법안까지 새로 제정했는데요. 황사에 실려서 코로나가 유입될 가능성도 크게 경계하고 있군요.

기자) 북한 당국의 그런 우려는 외교사절단에 보낸 공문에서도 확인됩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외교공관들과 국제기구들에 “황사가 다가오니 실내에 머물고 창문을 닫고 있으라”고 강하게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권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황사와 함께 북한 영토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취하는 조치”라고 외무성이 설명했다고 러시아대사관은 전했습니다. 또한 청진에 있는 러시아 영사관에도 북한 당국이 같은 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황사에 섞여 북한에 들어갈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황사가 이론적으로는 바이러스를 운반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전염을 일으키기에는 농도가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 최근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멀리 갈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코로나 대응의 기술적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마리아 반 커코프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지난 8월 북한 평양 기차역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북한 평양 기차역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을 하고 있다.

[녹취: 마리아 반 커코프] “These droplets can be various sizes. They could be larger or they could be smaller. The larger droplets tend to drop more quickly and the smaller droplets can remain suspended in the air for a little bit longer. But this virus transmits when you’re in close contact with somebody else.”

커코프 박사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 즉 비말은 크기가 다양하다며, 큰 비말은 더 빨리 땅으로 떨어지고 작은 비말은 더 오래 공기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누군가와 가까이 접촉할 때 전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역시 코로나는 주로 가까운 거리에서 비말이 튈 때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기 전파가 더 잘 되는 전염병은 따로 있다고 하는데요.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수석의학담당관인 존 브룩스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존 브룩스] “COVID-19 is transmitted primarily through respiratory droplets. That means particles that come out into the air and then settle relatively quickly. This is different than diseases like measles or tuberculosis, that when they get into the air, they can float there for a very long time.”

브룩스 박사는 코로나는 주로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비말은 공기 중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땅에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홍역과 결핵은 공기 중에서 오래 떠다닐 수 있다고 브룩스 박사는 말했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오는 비말이 2m 범위 내에서 땅에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고, 따라서 남들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2m씩 떨어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 당국이 언급한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은 다른 과학자들과 연구진들도 제시하는 부분 아닙니까?

기자) 공기 중 감염은 주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NIAID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앤서니 파우치] “It also tells us something about indoors versus outdoors. It’s become much clearer now that the circulation and recirculation of air, if you have any degree of aerosolization and if you’re in indoor space where the air is being circulated then it makes sense to assume that that is a much greater risk than if you’re outside.”

파우치 소장은 ‘에어로졸’화 된, 즉 지름이 1㎛, 100만 분의 1m 정도로 미세한 미립자 상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면 실외 보다는 실내에 있을 때 감염 위험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최근 들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황사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섞일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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