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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대립으로 미-중 관계 악화..."협력 시급" 요구 높아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과 대립 상태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 감염증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중국은 이를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가 전염병 대응을 위해 공조가 필요한 만큼 두 나라의 화해와 협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이번 주 동영상과 트위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중국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 Disinformation is not only coming from random actors around the world, but also from the Chinese Communist Party, Russia, and the Iranian regime. We must not permit these efforts to undermine our democracy, our freedom, and how we're responding to the Wuhan Virus.

“중국 공산당뿐 아니라 러시아, 이란 정권도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으며. 이런 시도가 우리의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우한 바이러스 대응을 폄하하도록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지칭하며 중국 공산당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백악관 NSC] “The Chinese Communist Party suppressed initial reports on the Chinese Virus and punished doctors and journalists, causing Chinese and international experts to miss critical opportunities to prevent a global pandemic.”

“중국 공산당이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보도를 통제하고 의사와 언론인들을 처벌함으로써 중국과 각국 전문가들이 세계적인 전염병을 예방할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태도로 다른 나라들에 관련 정보를 적극 제공하며 협력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로 지칭한 데 대해서도 “중국에 오명을 씌우고 중국의 방역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음험한 저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거의 날마다 ‘트위터’와 브리핑을 통해 상대를 비난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를 고병원성으로 보고 대처했다”고 밝히자,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지난달 코로나바이러스를 위험한 병원체라고 한 세계보건기구 WHO 보고서를 공개하지 못하게 했고, 유전자 서열 정보를 공개한 상하이의 한 실험실도 폐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 Nonsense. You call it 'highly pathogenic' now, but last month your officials blocked a WHO report from calling #COVID19 a 'dangerous pathogen…”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은 최근 “미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우한으로 옮겼을 수 있다”, “지난해 이미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의심되는 독감환자가 있었다는 소식이 있다”며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양국이 최근 자국에 파견된 일부 상대국 언론인들까지 맞추방하면서 경제전쟁으로 가뜩이나 나빠진 관계가 더 악화되는 양상입니다.

미 관리들은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회피한 채 나라 안팎에 “선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중국인들에게는 바이러스가 미국 등 외부에서 유입됐다며 허위 정보를 선전하고, 밖으로는 유럽과 개발국에 의료품을 지원하며 환심을 사며, 유엔에는 바이러스 확산 대응을 이유로 북한과 이란 등에 대한 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미국은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우한에 18t에 달하는 의료품을 보내고, 2월 초에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들을 중국 당국이 폄하하는 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발병 초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 파견 제의를 무시해 초기 협력

대응의 기회를 놓치고도, 국내 바이러스가 잦아들자 이를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인민일보’는 이번 주 중국 의료진들이 이탈리아 등 유럽과 중동 지역에 도착해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마스크와 진단장비 등을 대규모로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가 전염병에 공동 대응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두 강대국의 대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화해와 협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칭화대학 부설 칭화-카네기센터의 폴 해늘(Paul Haenle) 소장은 26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두 나라 지도자들의 협력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늘 소장] "It seems to me that this moment is primed for our leaders to try to rise above the political hostility between the two

countries to make every effort to find ways to cooperate, or at least not take actions that make the situation worse.”

양국 지도자들이 정치적 적대에서 벗어서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거나, 최소한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해늘 소장은 다행히 긍정적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해늘 소장] “The Chinese ambassador in DC Cui Tiankai recently distanced themselves from the conspiracy theories that the Foreign Ministry spokesman had been spreading that the virus was originated in the US…”

추이텐카이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가 최근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발생해 퍼졌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미친 짓”(Crazy

thing)이라고 비판하며 거리두기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 바이러스’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해늘 소장 등 전문가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26일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도 고무적인 신호라며, 미국과 중국이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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