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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유엔 대북지원 모금, 목표액 5% 수준…전년 대비 절반도 안돼


마크 로우코크 유엔 인도주의지원·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이 2018년 7월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FAO)의 지원을 받는 북한 황해남도 은률군의 금천협동농장을 방문했다. 사진제공: UN OCHA/Anthony Burke.
마크 로우코크 유엔 인도주의지원·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이 2018년 7월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FAO)의 지원을 받는 북한 황해남도 은률군의 금천협동농장을 방문했다. 사진제공: UN OCHA/Anthony Burke.

올 상반기 유엔의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위한 기금 모금이 목표액의 5% 수준으로, 전년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북 인도지원 전문가들은 저조한 대북 지원 현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26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대북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엔은 올해 상반기에 목표액의 5.6%를 모금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내 유엔 활동을 총괄하는 유엔 상주조정관실이 올해 대북 인도 지원 사업 예산으로 책정한 1억 700만 달러 가운데 600만 달러만 모금된 것입니다.

이 수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모금액 1천5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올 상반기 모금액 600만 달러 가운데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RF)이 499만 달러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 100만 달러는 스웨덴이 지원했습니다.

또 분야 별로는 보건이 19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영양과 식량 안보에 각각 140만 달러와 120만 달러, 식수와 위생 서비스에 50만 달러, 기타 100만 달러 등 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엔의 대북 지원 모금 상황이 저조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국장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인도적 지원 수혜국으로 크게 선호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모금 현황을 보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The UN agencies and NGO workers in North Korea, and also outside in North Korea aren’t able to travel around Pyongyang.”

워츠 국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로 유엔 기구와 구호단체 직원들의 발이 묶여 효과적인 지원 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지난 4월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지난 4월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특히 구호 물품에 대한 분배 감시 작업이 어렵고, 기존 수준의 지원 인력이 채워지지 않음에 따라 대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가 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와츠 국장은 대북 지원국들은 지원 물자가 북한 내 취약 계층에 도달하는 것을 지원 조건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는데, 현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친우봉사회의 대니얼 재스퍼 워싱턴 사무소장은 26일 VOA에,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화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재스퍼 소장] “The DPRK response plan and appeal requirements have been consistently underfunded for many years. Reasons for this are likely complex and are, at times, political in nature. Given the vulnerability of the North Korean people to the pandemic, we hope UN member states will answer the call to fund life-saving aid in the DPRK.”

유엔의 북한 대응 계획은 지난 수 년 동안 지속적으로 모금된 자금이 부족한 상태였으며, 그 원인은 복합적이며 때로는 정치적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재스퍼 소장은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생명을 구하는 활동에 대한 지원 요청에 응답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과 맞물린 신종 코로나 사태가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켰지만, 저조한 대북 지원 현황은 향후 북한 상황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츠 국장] “Related to malnutrition, lack of foods, public health are getting worse as NGOs are not able to conduct their normal programs.”

특히 비정부기구(NGO)들이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없는 만큼, 영양 실조와 식량 부족과 관련해 공중 보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워츠 국장은 또한 지난 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식량을 수입하고 지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국경 봉쇄 조치로 어려웠다며, 봄철 모내기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올 연말 북한 내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올해 유엔은 북한을 포함한 취약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한 별도의 자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대북 목표액 3천 840만 달러 가운데 3.3%인 130만 달러가 모금되는데 그쳤습니다.

유엔중앙긴급대응자금이 90만 달러, 한국이 30만 달러, 스위스가 1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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