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nteers carry out temperature screening during an anti-virus campaign in Pyongyang, North Korea in this image released by…
지난 4일 평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시민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정권의 주장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인터넷 사회관계망과 동영상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유엔 등 보고서가 비판한 북한 정권의 즉결처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지어 만든 동영상이 다수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트위터’에는 요즘 ‘북한 내 바이러스 업데이트’란 글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토미(Tommy)’라는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네티즌)이 지난 13일 올린 이 글은 시간별로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숫자를 1명과 0을 계속 번갈아 올렸는데, 무려 20만8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북한 정권이 바로 감염자를 처형하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1과 0을 반복하고 있다는 냉소적 의미입니다.

5만 명 이상이 리트윗한 이 트위터의 댓글에서는 북한 수뇌부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것인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표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3초에서 최대 1분까지의 짧은 스마트폰 동영상 공유 앱으로, 최근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틱톡’(TikTok)’에는 ‘Ya boi’란 별명을 가진 회원이 올린 북한 관련 동영상이 큰 인기입니다.

53만 명 이상이 시청한 이 동영상은 한 청년이 기침을 심하게 하는 가운데 중국과 이탈리아,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화면에 나타납니다.

이후 북한은 바이러스 확진자 1명이란 숫자가 나타나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청년이 바로 권총을 발사합니다.

[녹취: 동영상] “음악과 권총 소리”

이후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0으로 바뀌고 이 청년은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12만 7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른 이 동영상의 댓글에는 한국에 확진자가 그렇게 많은데 북한에 1명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문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또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볼 때 “확진자가 5만 명 이상은 될 것”, “북한 정부가 확진자 목록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란 글도 볼 수 있습니다.

‘Jesus Corona’란 별명을 가진 회원이 올려 10만 명 이상이 시청하고 6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른 또 다른 동영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잔혹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은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간부가 처형됐다는 소문을 거론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동영상] “We all know that North Korea is a wild place, so much so that leader Kim Jong Hoon actually ordered the execution of one of his people, for having the coronavirus…”

동영상 속 청년은 “북한이 거친 곳이란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김정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실제로 자기 사람 중 하나를 처형하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한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게 더 좋은 생각인지 나쁜 생각인지 누리꾼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그밖에 북한 버스 정류장에서 한 남성이 기침을 하자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품 안에서 총을 빼 이 남성을 쏘고 소독제를 뿌리는 동영상 등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냉소적으로 풍자하는 동영상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는 북한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불신과 공개처형 등 생명 경시 풍조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국가 정책에 따라 종종 심각한 범죄가 아닌데도 정치범죄 혹은 다른 범죄에 책임을 물어 재판 없이 공개적 혹은 비밀리에 처형을 집행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로버트 데스트로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스트로 차관보] “Well, I mean, the short answer to your question is that of course we’re concerned about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e extend our sympathies to all of the families that…”

데스트로 차관보는 북한이 폐쇄적 사회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 매우 힘들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불행한 상황에 처해있는 모든 가족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앞서 VOA에, 북한 정권을 풍자하는 시사만평과 동영상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그만큼 팽배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행태를 바꿔 주민들을 돌보지 않으면 그를 비정상적 지도자나 괴물처럼 묘사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