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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북중무역 70% 이상 감소…지린성 교역 가장 큰 타격


북-중 접경의 무역상들. (자료사진)
북-중 접경의 무역상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이후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무역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양국간 무역 규모가 전년도 대비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옌볜이 위치하고 있는 지린성과의 무역 감소폭이 랴오닝성 등 다른 지역보다 더 크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과 중국이 무역을 통해 거래한 금액은 3억1천388만 달러입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10억2천631만 달러와 비교할 때 7억 달러 이상 혹은 약 70% 감소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1월말부터 국경을 봉쇄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북-중 무역 급감 상황 속에서 특별히 더 주목되는 건 각 성별 무역 감소폭입니다.

특히 옌볜 조선족자치주 등이 위치한 지린성과 북한 사이 무역 감소폭이 단둥 등이 있는 랴오닝 성과의 감소폭보다 월등히 큰 점이 눈에 띕니다.

전체적인 무역 감소로 인해 랴오닝성은 올해 1~5월 무역 총액이 1억4천480만 달러로 전년도 3억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린성은 올해 2천906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1억6천602만 달러의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전체 성 중 지린성은 지난해 1월부터 5월 사이 북한의 대중 수출이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입니다.

이 기간 지린성으로의 수출액은 6천100만 달러로, 랴오닝 성의 1천953만 달러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 지린성으로의 수출액은 962만 달러, 그리고 랴오닝성은 644만 달러로 둘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두 나라 무역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3월과 4월만을 놓고 본다면 랴오닝성(175만 달러)으로의 수출액이 지린성(88만9천 달러)을 앞질렀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상대적으로 ‘역외가공’ 등 중국의 물건을 대신 생산해 수출하는 산업이 지린성에 더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의 두만강변. (자료사진)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의 두만강변. (자료사진)

[녹취: 브라운 교수] “They have large Korean populations, Jilin especially…”

지린성 옌볜 지역에는 조선족 인구가 많으며, 이런 이유로 지난 10년간 작은 공장을 가동시키는 형태의 ‘개인(private)’ 사업이 많이 발전해 왔다는 겁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이 국경 문을 닫은 이후 이런 형태의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지린성과 북한의 무역도 크게 감소했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북한과 중국의 무역에서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역외가공’은 북한이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 형태로 재수출하는 방식의 무역으로, 국제사회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북한은 비제재품인 ‘손목시계’와 ‘가발’, ‘신발’ 등을 이런 방식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의 ‘역외가공’을 통한 대중 수출액은 8천271만 달러로,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약 40%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역외가공’ 비중이 약 20%로 떨어지면서, 또 다른 무역 형태인 ‘국경무역’이 가장 많은 무역 형태가 됐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역외가공’ 무역의 감소와는 별도로, 육로 통행 만이 가능한 지린성과 달리 랴오닝성은 다롄 항을 통한 선박 무역이 가능하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지난 2014년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의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지난 2014년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의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드러난 북-중 무역 사이 또 다른 특징은 북한의 ‘소비재 품목’에 대한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가 가속화된 2018년 이후, 대중 수출을 크게 줄였지만 소비재 품목을 중심으로 한 대중 수입의 감소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1~5월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2억9천5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9억3천100만 달러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수입품 대부분은 공업용 플라스틱과 전력 등으로, 일반적으로 북한이 수입해 오던 곡물과 설탕, 담배 등 소비재 품목의 비중이 매우 낮았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5월 들어 밀가루와 설탕 등 일부 소비재 품목이 다시 수입품 목록에 등장했지만, 여전히 예년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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