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선박 한 척이 정박 중이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지난 3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선박 한 척이 정박 중이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대형 선박이 수시로 드나들었던 북한 남포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최근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제재 대상인 북한의 석탄 거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단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 중 하나인 남포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지난달 26일자 위성사진에는 선박이 단 한 척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틀 전인 24일에만 해도 약 12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해 있었지만, 이 선박이 떠난 뒤 항구가 텅 비어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다가 이달 3일 선박 한 척이 정박을 하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약 100m 길이로 추정되는 이 선박은 이후에도 계속 같은 자리를 유지했는데, 이런 모습은 가장 최신 위성사진이 확인되는 11일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포착된 선박은 단 한 척이지만, 이 한 척의 선박마저 운항을 하지 않으면서 남포의 석탄 항구는 사실상 2주일 넘게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던 작년 한 해와 매우 상반된 모습입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해 2019년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정박한 대형 선박이 최소 71척에 이른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특히 선박들은 통상 3~5일간 머물다가 떠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이 항구가 20일 가까이 비어 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보리의 대표 금수 품목입니다. 

따라서 지난 1년간 남포항을 비롯한 북한 주요 석탄 항구들의 매우 활발한 움직임은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실제로 미 ‘CBS’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조만간 공개를 앞둔 연례보고서에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370만t의 석탄을 수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활발했던 북한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최근 크게 둔화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됩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막기 시작한 데 이어, 31일부턴 북한과 중국을 잇는 모든 항공기 운항과 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북한의 석탄 항구에서 움직임이 둔화되기 시작한 때와 시기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반대로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 시설에서는 유조선이 계속 드나드는 등 일부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자료에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최소 2척의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각각 약 120m와 약 90m 길이의 이 선박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그리고 이달 9일부터 11일에 걸쳐 해당 지점에 정박한 뒤 떠났습니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약 150~200m 떨어진 해당 지점이 수중 파이프로 연결된 ‘해상 유류 하역시설(offloading buoys)’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는 ‘플래닛 랩스’의 자료를 통해 지난 한해 동안 이 시설에 정박했던 선박을 최소 47척으로 집계했었습니다. 

석탄 항구에는 드나드는 선박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유류 항구는 이전과 비슷한 숫자의 선박이 정박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북한 내 유류 가격이 급등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a quite a big jump in gasoline and diesel prices...”

브라운 교수는 (바이러스로 인해) 북-중 국경이 닫힌 이후 북한 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한 건, 그만큼 해당 유류에 대한 비축량이 부족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사태가 잠잠해 진 뒤 저장분을 팔 수 있는 석탄과 달리 유류는 계속해서 반입이 이뤄져야 했을 것이라고,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